[일사일언] 쌍둥이 판다의 엄마 쟁탈전
지난 7월 7일 쌍둥이 아기 판다가 태어났다. 푸바오의 동생들이다. 쌍둥이는 슬기로운 보물, 빛나는 보물이라는 뜻의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엄마와 사육사들의 돌봄을 받으며 슬기롭고 빛나는 ‘판생’(판다+인생)을 시작했다. 판다가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약 50% 정도다. 이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엄마 품에서 젖을 먹기 위해 경쟁한다. 눈도 뜨지 않고 털도 나지 않은 분홍색 ‘꼬물이’지만 이들도 야생동물로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엄마 판다는 쌍둥이 중 좀 더 적극적인 아기에게 정성을 쏟는 듯하다. 그래서 야생에서 쌍둥이는 둘 다 생존할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사육사들은 이런 쌍둥이의 고른 성장을 위해 120일 동안 쌍둥이를 번갈아 가며 돌본다.
태어난 지 120일 정도가 되면 아기 판다는 걸음마를 뗀다. 아장아장. 뒤뚱뒤뚱. 걷다 쓰러지길 반복하는 아기 판다는 세상에서 가장 무해한 생명체일 것이다. 이 시기부터 쌍둥이는 엄마와 함께 생활한다. 그렇다고 긴장을 놓을 수는 없다. 경쟁은 계속된다. 아니, 성장한 만큼 더 치열해진다. 더 많이 먹어야 하니까. 강한 의지로 소통하는 적극적인 개체가 엄마의 진한 스킨십과 함께 젖을 먹을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그래서 사육사들의 보살핌도 계속된다. 매일 체중을 재고 분유를 보충해 주며 균형 잡힌 성장을 돕는다. 대나무를 제대로 먹을 수 있을 때까지 쌍둥이는 엄마 품에서 사랑 넘치는 ‘모유 경쟁’을 계속할 것이다.
요즘 쌍둥이는 사육사들에게 달려와 매달리고 자그마한 유치로 대나무를 잘근잘근 씹어볼 정도로 건강하게 자랐다. 서로에게 의지하기도, 앞서나가기도 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여전히 엄마와 레슬링하며 사랑받기 위해 애를 쓴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이기에 사리를 분별하며 슬기롭게 경쟁한다. 그래서일까. 표정이나 눈동자, 움직임이 밝은 빛을 발하는 보물 같다. 사랑받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비단 쌍둥이 아기 판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우리 삶에서도 사랑받는 건 중요한 일이지 않은가?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도,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경험은 계속 살아가기 위한 힘이 될 것이다. 푸바오에 이어 쌍둥이의 보물 같은 이야기와 함께하는 건 그래서 우리에게 또 다른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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