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53] You took advantage of the only thing that they still possessed
뇌암 말기 환자 존 크레이머, 이미 종양이 퍼질 대로 퍼져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다. 마지막 희망처럼 방문한 병원에서도 여느 의사와 다르지 않은 말을 건넨다. “말기가 되면 다들 치료법을 찾으려 하시는데 그저 운명을 받아들이는 분들은 오히려 편하시죠(You know, at this stage, everyone always searches for a way out. But sometimes, those who accept their fate have an easier time).” 크레이머는 뻔한 대답을 듣고 분노한다. “그러니까 조언이란 게 편히 죽으란 거요?(So, your advice to me is to die easy?)” 영화 ‘쏘우 X(Saw X∙2023∙사진)’의 한 장면이다.
“아직 할 일이 너무 많은데(I still have a lot of work that needs to be done).” 존 크레이머(토빈 벨 분)는 한숨을 쉰다. 할 일이라는 것은 삶을 등한시하는 자들을 잔인한 시험에 빠뜨려 스스로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일이다. 소명을 완수하기 전에 죽을 수 없는 크레이머는 수소문 끝에 세실리아 피더슨이라는 암 전문의를 찾아가 실험적인 수술을 받는다. 크레이머는 긴 수술 후 완치 판정을 받지만 기쁨도 잠시, 의료 사기 일당의 가짜 수술이었음이 밝혀진다.
크레이머는 시한부 환자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한 사기꾼 일당을 벌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것을 최악의 죄로 여기는 크레이머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 크레이머는 이 사기꾼 일당을 잡아 게임을 시작한다. “너희는 그들에게 남은 유일한 것을 이용했다. 그들의 희망을(You took advantage of the only thing that they still possesse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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