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건설·시행업계 파국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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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생존해서 다행이지만 내년이 더 걱정입니다."
요즘 건설업계 송년 분위기는 예전과 사뭇 다르다.
나름 튼실했던 건설사와 개발 사업지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시장이 꽉 막혀 생존 기로에 놓였다.
하지만 업계에선 대부분 건설사가 A건설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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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생존해서 다행이지만 내년이 더 걱정입니다.”
요즘 건설업계 송년 분위기는 예전과 사뭇 다르다. 덕담은 온데간데없다. 이구동성으로 내년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미국이 내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민간이 국내 전체 주택 공급의 80%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민간 공급의 두 축인 건설사와 시행사(개발업체)가 붕괴 직전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금융시장을 ‘관리’하는 바람에 시장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데다 아파트 미분양이 누적돼 부실만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나름 튼실했던 건설사와 개발 사업지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시장이 꽉 막혀 생존 기로에 놓였다.
중소 건설사 고사 위기
최근 중견 건설사 A건설이 유동성 위기로 부도설에 휩싸였다.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컸던 이 회사는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루머가 돌며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광주에 있는 한 중소형 건설사가 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A건설에 대한 루머는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업계에선 대부분 건설사가 A건설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부동산 경기 10년 호황 뒤 지난해 아파트값이 빠지는 등 시장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자재값 급등과 인건비 상승이 맞물려 공사비가 30% 이상 급등했다. 2021년 연 0.5%였던 기준금리는 열 차례 뛰며 지난 1월 연 3.5%까지 급등한 뒤 동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공사비와 금리 상승 속에 신규 단지가 미분양 늪에 허덕이면서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올해 대우산업개발, HN(옛 현대BS&C), 신일, 대창기업 등 중견 건설사가 부도 난 이유다.
시공능력평가 30위 내 부채 비율이 200%를 웃도는 건설사도 수두룩하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안전 비용은 다락같이 치솟았고, 미분양으로 공사비 조달이 힘들어지면서 공사 기간이 연장되는 단지도 증가세다. 지방 미분양에 대한 세제 혜택 등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자력 생존이 불가능한 처지다.
PF 프로젝트 옥석 가려야
멈춰선 PF 시장이 부동산 시장 위기의 근원지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올 초 시중은행과 보험회사에 PF 대출 자제령을 내리면서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털 자산운용사 수협 등 제2금융권이 PF 시장을 지탱해 왔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이 직격탄이 됐다. 실제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9월 말 2.42%로 6월 말(2.17%)보다 0.25%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말(1.19%)과 비교해 1.23%포인트 올랐다. 이 중 저축은행의 PF 연체율은 5.56%로 2분기보다 0.95%포인트 올랐다.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브리지론(토지비와 일부 사업비 대출) 연장만 하고, 본PF(인허가 후 토지비와 공사비 일부 조달) 시장을 묶어둔다면 그나마 사업성이 있는 프로젝트도 모조리 망가질 수밖에 없다. ‘옥석 가리기’를 서두르지 않으면 이미 기반이 흔들린 업계 전반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 더 큰 사회적 비용이 투입되기 전에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축은행 PF 사태 처리 과정을 되돌아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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