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우리의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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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간다.
필자가 몸담은 대한적십자사는 올해 전국적인 산불과 집중호우 등 대형 재난 현장과 세계 각지에서 긴급구호 활동을 펼쳤고, 혈액 수급 위기 상황에서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안전한 혈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이처럼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나눔에 동참해준 후원자의 진심과 작은 실천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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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간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으로 우리의 삶도 숨통이 트이길 기대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우크라이나 위기에 중동 지역의 무력 분쟁까지 겹친 불안한 국제 정세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현상’은 올해도 계속됐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사회 소외된 이웃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에 한파까지 덮쳐 난방비 걱정, 건강 문제까지 더해진 취약계층의 근심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통계청 사회조사를 보면 기부자 1인당 현금 기부액이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현금 기부금이 줄어든 것은 2011년부터 2년 단위로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실제 기부 경험도 2013년 34.6%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영국 자선지원재단(CAF: Charities Aid Foundation)이 발표한 ‘2022년 세계기부지수’에서 한국은 119개국 중 88위로 하위권이었다.
기부문화가 위축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간다. 필자가 몸담은 대한적십자사는 올해 전국적인 산불과 집중호우 등 대형 재난 현장과 세계 각지에서 긴급구호 활동을 펼쳤고, 혈액 수급 위기 상황에서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안전한 혈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지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양질의 의료 서비스로 의료 소외계층을 건강하게 치료해왔다. 이처럼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나눔에 동참해준 후원자의 진심과 작은 실천이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익명의 94세 기부자가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남부봉사관을 방문해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홀로 자란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손편지와 함께 100만원을 기탁한 사례가 알려져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어려운 시절에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돌려주고자 한 고귀한 마음에 깊이 감동했다.
경제 상황이 어려운 때일수록 적십자회비처럼 십시일반의 작은 정성이 모여 큰 힘을 발휘한다. 올해 적십자회비 모금 캠페인은 367억원을 목표로 내년 1월 31일까지 한다. 모금액은 국내외 재해 이재민 구호, 저소득층 생계 지원, 보건·안전교육 등 적십자의 생명을 살리는 인도주의 활동을 위해 사용된다.
나눔은 나눌수록 행복이 배가 되는 기쁨을 안겨준다. 국민 개개인이 참여하는 일상 속 기부문화가 확산하면 자연스럽게 나눔의 선순환 구조가 갖춰진다. 연말연시를 맞아 기부뿐 아니라 봉사, 헌혈 등 작은 실천으로 일상을 채워보면 어떨까. 소중한 마음이 한데 모여 우리 주변의 소외 이웃들에게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등불이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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