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악착 같이 일하고 병 걸렸는데…병문안도 않는 남편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공동명의의 아파트를 이혼 후 단독명의로 돌리고 싶은 아내의 고민이 소개됐다.

지난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어릴 적부터 생활력이 강했던 아내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아내는 어려서부터 알뜰한 생활을 이어왔다. 친구들에게 돈을 받고 미용을 해줬으며 강아지 옷도 손수 만들어 팔았다. 결혼 뒤에도 휴지통 하나 그냥 사는 법이 없는 등 주변에서 '살림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였다.

공동명의의 아파트를 이혼 후 단독명의로 돌리고 싶은 아내의 고민이 소개됐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꼼꼼히 돈을 모은 끝에 몇 년 전 남편과 공동명의로 아파트를 샀다. 비록 자신보다 소득이 많은 남편의 이름으로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았으나 이후 대출도 많이 갚고 저축도 꽤 했다.

그러나 힘든 시기가 지나자 아내에게 더욱 힘든 일이 닥쳤다. 아내는 급작스러운 질병에 걸렸고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요양했다. 남편은 아내를 보살펴주기는커녕 병원에도 잘 오지 않았다.

아내는 결국 남편에게 이혼 얘기를 꺼냈고 남편은 동의했다. 하지만 아파트 명의를 단독으로 돌려달라는 아내 부탁은 거절했다.

아내는 "제 명의로 다 해놓는다고 해도 남편 앞으로 담보대출 받은 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아내는 "제 명의로 다 해놓는다고 해도 남편 앞으로 담보대출 받은 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사연을 접한 김소연 변호사는 "당사자 사이에 공유인 아파트에 대해서 끝까지 합의가 안 된다면 재판부가 재산분할 방법에 대해서 정해주게 된다. 일방이 지분을 전부 인수하는 방법의 경우 현재 누가 그 아파트에 살고 있는지, 근저당권의 채무자는 누구인지, 각자 경제사정 등 제반사정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가 지분을 몰아주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고 그냥 공유로 남겨두느 경우도 있다. 서로 갖겠다거나 서로 안 갖겠다고 다툼이 극심한 경우"라며 "이렇게 되면 이혼 후 당사자들이 공유물에 대해 공유물분할청구를 해서 별도 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채무자가 아닌 쪽이 아파트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면 은행채무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건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때 채무인수와 대위변제라는 개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소연 변호사는 "채무자가 아닌 쪽이 아파트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면 은행채무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건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때 채무인수와 대위변제라는 개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그는 "채무인수에는 면책적 채무인수라는 것이 있다. 전 배우자는 채무가 면제되고 인수하는 쪽에서 채무자가 된다는 의미"라며 "채무의 동일성은 유지되지만 은행입장에서는 갑자기 채무자가 바뀌게 되는 셈이니 은행이 이런 채무인수를 승낙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판결 후 은행 심사에서 탈락하는 등 채무인수 승낙을 못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보통 판결은 면책적 채무인수가 안되면 대위변제를 명령한다. 대위변제는 전 배우자 명의의 채무지만 그 채무의 변제는 인수하는 쪽이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재산분할에 대해서도 "재산형성에 경제적으로 기여한 부분이 다소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재산분할은 그런 경제적 기여만으로 최종 분할비율을 판단하지 않고 다른 요소도 감안한다. 혼인 중에 이룩한 재산관계 청산의 측면도 있지만 이혼 이후 당사자들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 요소가 반영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재산형성에 경제적으로 기여한 부분이 다소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재산분할은 그런 경제적 기여만으로 최종 분할비율을 판단하지 않고 다른 요소도 감안한다"고 전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김 변호사는 "병으로 당분간 일정한 수입이 없다면 이혼 이후 생활능력과 재산분할의 부양적 요소를 고려해 어느 정도는 재산분할 비율에 참작하는 편"이라며 "당사자들 나이, 직업 및 소득, 혼인생활의 과정과 기간, 파탄 경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되기 때문에 부양적 요소만으로 재산분할 비율을 낙관적으로만 전망하는 건 조심스럽다"는 의견도 전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