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폐업 건설사 551곳 ‘17년 만의 최다’… 금융으로 확산 막아야 [사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의 자금 압박이 심해지면서 건설사들이 줄도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문을 닫은 종합건설사가 17년 만에 가장 많았고, 시장에선 일부 중·대형 건설사의 부도설이 나돌 정도다.
대형 건설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퍼져 있는 것이다.
썩은 곳을 제대로 도려내지 못하면 건설사는 물론이고 금융시스템 전체가 함께 썩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전국에서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총 551곳으로 지난해 327곳에 비해 70%가량 급증했다. 2006년 이후 가장 많다. 자금난을 못 이겨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건설사들도 지방을 중심으로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의 1군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것이란 루머가 퍼져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대형 건설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퍼져 있는 것이다.
건설사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은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공사비가 상승하면서 착공과 분양에 들어가지 못한 부실 PF 사업장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엔 서울 강남권 한복판의 공사도 멈춰설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고, 경·공매가 진행 중인 사업장이 전국 120개에 달한다. 시행사가 PF 대출을 일으키면 시공사인 건설사가 연대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해 주는 구조인데, 시행사의 부도로 건설사들이 대출을 떠안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사업장이 늘어나면 건실한 건설사들도 부도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온 데는 만기 연장, 이자 유예 등으로 당장 PF 부실이 터지는 것을 막는 데만 급급했던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책임도 적지 않다.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4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조 원 가까이 늘었다. 연체율은 2.42%로 3년 동안 4.4배로 올랐다. 사업성과 상환 가능성을 따지지 않고 연장을 해주다 보니 잠재적 부실 규모만 키운 셈이 됐고, 건설사와 금융사들의 건전성도 함께 나빠졌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부동산 경기도 다시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은 부실 정리를 미룰 수 없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부실기업에 대해선 하루빨리 구조조정에 착수하고, 일시적 위기를 겪는 건설사에 대해선 유동성 지원으로 숨통을 터줘야 한다. 썩은 곳을 제대로 도려내지 못하면 건설사는 물론이고 금융시스템 전체가 함께 썩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겁없이 입양한 두 아이, 무엇도 두렵지 않은 가족이 됐다[히어로콘텐츠/미아④]
- [김순덕 칼럼]73년생 한동훈, 가짜 민주화세력 끝장내고 세대교체를
- 여야, 657조 내년 예산안 합의… R&D 6000억 늘려
- AI發 부실 논문 급증… 올해 1만건 취소, 작년 2배
- 野 “명품가방 의혹 특검수사도 가능”… 대통령실 “거부권 불가피”
- 김기현 “울산 위해 전념” 지역구 출마 시사
- 하루 4시간 이상 고개를 숙이는 작업 환경에 있다
- 홍준표 “한동훈 체제는 尹 직할…당무 언급 않겠다”
- 김정은 “적이 핵으로 도발할 때 주저 없이 핵 공격 불사”
- 단독주택 공시가 0.57% 상승… 서울 13억 집 보유세 335만→35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