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저질러 잘린 공무원, 버젓이 관련 업체 재취업
중앙부처 공무원, 수백만 원 접대받아 공직 떠나
과거 일했던 부서와 계약 맺은 업체 상무로 입사
권익위, 불법 재취업 비위 면직자 14명 적발
[앵커]
부정부패로 잘린 공무원들이 관련 업체에 버젓이 재취업해 다니다 정부의 취업 실태 단속에 적발됐습니다.
해임 전에 자신이 밀어준 회사에 들어간 사람도 있었는데, 수사기관에 고발되는 것은 물론 그렇게 들어간 새 직장도 잃게 됐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한 공공 기업체의 과장이었던 A 씨는 문서를 위조해 특정 업체를 밀어주다 지난해 9월 해임됐습니다.
이후 한 달여 만에 민간 업체 이사로 취업했는데, 당시 특혜를 받았던 그 회사였습니다.
중앙부처 시설직 공무원 B 씨는 업무 관련 업체로부터 수백만 원어치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 2021년 말에 공직을 떠났습니다.
그런 뒤 퇴직 전 본인이 일했던 부서와 용역계약을 맺은 업체에 들어갔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5년 동안 비위로 해직된 공무원 1,500명의 취업 실태를 점검한 결과 적발된 대표 사례입니다.
이런 식으로 취업 제한 규정을 위반한 사람은 14명.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에서 근무했던 공무원이 3명, 지방자치단체 5명, 공직 유관단체는 6명이었습니다.
5급 사무관은 물론이고, 공직 유관단체 가운데서는 대표 이사도 있습니다.
현행법상 비위 면직자는 재취업을 5년 동안 제한하고 있습니다.
직무 관련 부패를 저질러 해임되거나 벌금 3백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공직자는 부패행위 관련 기관과 퇴직 전 업무와 관련이 있는 업체, 공공 기관에 취업하면 규정 위반입니다.
단속에 적발되면 수사 기관에 고발돼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립니다.
하지만 과거 공직 때 받은 처분 내용을 의무 조회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당사자가 자진 신고하지 않으면 채용 기업은 알 수가 없습니다.
인사혁신처가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를 하고 있지만, 4급 이상 고위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정승윤 / 국민권익위원회 사무처장 : 최근 5년간 발생한 비위 면직자 등 1,563명을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취업 여부를 조회한 후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현지 점검을 병행하여 확인했습니다.]
권익위는 공공근로 같은 생계형·임시직 취업자 2명을 뺀 나머지 12명에 대해 취업제한 위반죄로 경찰에 고발 조치했습니다.
또, 현재 불법 재취업한 상태에 있는 5명은 해당 기관장에게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YTN 이승배입니다.
영상편집 : 김지연
그래픽 : 지경윤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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