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민 의사·한약사들 "한약에 건보 적용 확대 안 돼" vs 한의사들 "추태"
20일 열린 제2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첩약(한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확대·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한의사협회를 필두로 한 의료계(양의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020년 11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으로 생리통과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뇌혈관질환 후유증 등 3가지 질환을 앓는 환자는 한의원에서 건강보험 적용(본인부담금 50%)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이번 건정심에서 대상 질환, 본인부담금 등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정심이 개최되기 전부터 기자회견이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이 펼쳐졌다.
20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건정심이 열리는 국제전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적 검증이 되지 않은 한의학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데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이날은 한약사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시범사업에서의 역할 부여와 한의약 분업을 주장하며 삭발식을 열기도 했다.
의협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의학은 고서(古書)를 안전성의 근거로 삼아왔는데 이에 대해 엄격한 과학적 기준을 수립하고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야 하는데 오히려 첩약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1차 시범사업을 일방적으로 실시했고 2차까지 건정심 의결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의협은 지난달 17일 건정심 소위원회에서 발표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만족도 조사 결과에 대해 비판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344명 중 95.6%가 "만족했다"고 답했으며 90% 이상이 "시범사업이 계속되는 경우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이에 대해 "이렇게 높은 만족도는 첩약에 대한 환자 본인부담금 경감 효과에 따른 것이며 명확한 예후나 임상적 근거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정확성과 신뢰성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첩약 급여화에 혈세를 낭비하기보다는 필수의료에 대한 지원과 발전을 위해 재정을 사용해야 한다"며 "첩약 급여화 확대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한 제1차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대책에 반발하며 삭발한 바 있다.
뉴스1에 따르면 같은 날 대한한약사회도 이날 건정심이 열리는 국제전자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첩약 시범사업에서 한약사의 역할을 만들어주고 한의약 분업을 해달라"고 주장했다.
임채윤 한약사회 회장은 "한약사제도가 만들어진 지 30년, 한약학과 신입생이 입학한 지 27년, 한약사가 사회에 처음 배출된 지 23년이 지나 현재 3500명의 한약사가 활동하고 있으나 아직도 한의약은 분업 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건정심에서도 한의사들에게 더 많은 당근을 던져주고 복지부는 한약사들을 의도적으로, 정책적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들의 기자회견 후 성명서를 내고 "한약에 무지한 양의계는 입 다물고 본업에나 충실하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한의협은 "3만 한의사 일동은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에 맹목적으로 반대하며 어깃장을 놓고 있는 무지몽매한 양의계의 행태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양의계는 황당무계한 궤변으로 첩약에 대한 악의적인 폄훼에 열을 올리는 추태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인스정, 스티렌정, 신바로정과 시네츄라시럽 등 천연물신약이라는 미명아래 지금 이 순간에도 양의사들이 처방하고 있는 전문의약품들이 한약인지도 모르는 무지한 양의계가 과연 첩약을 논할 자격이라도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한의계의 헌신과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양의계의 경거망동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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