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받은 바 없어" 거래소, 한국앤컴퍼니 특별심리 착수 부인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한국거래소가 경영권을 둘러싼 ‘2차 형제의 난’이 불거진 한국앤컴퍼니(000240)에 대한 특별심리를 착수했다는 소식을 부인했다. 특별심리 절차가 따로 있지 않은데다 검찰이나 금융당국으로부터의 조사 요청도 없었다는 것이다.

조현식(왼쪽) 한국타이어그룹 고문,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사진=한국앤컴퍼니그룹).

20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거래소가 한국앤컴퍼니와 관련한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조사하는 특별심리를 시작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날 거래소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매매를 대행한 KB증권 삼성동금융센터와 압구정지점 등에 한국앤컴퍼니 관련 거래내역 등을 요청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KB증권 측에도 거래내역을 요청한 바 없다”며 “업무 프로세스 상으로도 착수 기준을 맞추지 않은 상태에서 심리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B증권 측도 “거래소 측에서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조종 혐의를 들여다보기 위한 특별심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감시위원회 절차상 특별심리 과정이 따로 없다는 게 거래소 입장이다.

자본시장법상 이상매매심리 업무는 유가증권 가격이나 거래량에 현저한 변동이 있는 거래 등 혐의가 있을 경우 심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세조종 혐의가 있으면 감시를 한 뒤 분석을 거쳐 심리가 이뤄져야 하는데, 감시 과정을 건너뛰고 심리를 진행하는 건 절차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거래소 측 설명이다.

한편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국내 최대 규모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시세조종이 의심된다며 조사를 요청했다.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MBK파트너스와 함께 조 회장의 경영권을 뺏으려 하자 조 명예회장이 지분을 사들이면서 차남인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데 대해 공개매수 방해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조 명예회장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