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토트넘, 번리전까지 손흥민 붙잡을까
아시안컵 소집 시기 두고 협상 중
5위로 처진 팀 순위…FA컵 위태
규정은 29일 경기 이후 보내줘야
대표팀도 일정상 원칙 고수 예상
토트넘이 캡틴 손흥민(31)의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위한 대표팀 소집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달 6일 열리는 번리와의 축구협회(FA)컵 첫 경기까지는 잡아둔다는 계획이다.
20일까지 나온 영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소집 시기를 두고 대표팀과 협상 중이다. 이브닝 스탠더드는 토트넘과 대한축구협회(KFA)가 손흥민의 영국 출국 날짜에 대해 아직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의 출국 날짜와 관련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가 있는 것처럼 운을 뗐다.
KFA에 확인 결과,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대표팀 소집 지연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지는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토트넘 구단에서는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지만, 약간의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이 워낙 토트넘을 잘 알기 때문에 구단 요청이 있으면 직접 소통한다”고 덧붙였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비상이 걸린 토트넘은 한 경기라도 더 손흥민을 활용하고 싶어 한다. 2023~2024시즌 초반 리그 선두를 달리던 토트넘은 현재 5위까지 순위가 처졌다. 리그컵까지 초기에 탈락한 상황에서 토트넘이 현실적으로 노릴 만한 우승 트로피는 FA컵만 남았다.
하지만 대표팀 입장에서 손흥민의 합류 날짜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각 구단은 각 대표팀이 요청하면 대륙별 대회 첫 경기 기준으로 최대 2주 전까지 소속 선수를 내보낼 의무가 있다. 한국과 바레인의 아시안컵 첫 경기는 15일에 열린다. FIFA 규정대로는 토트넘이 오는 29일 브라이턴과의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경기를 치르고 손흥민을 내보내 줘야 한다.
토트넘으로서는 차출 의무가 없는 대회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손흥민을 내줬던 것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표팀도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해 토트넘의 요구를 들어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다음달 6일 번리전을 뛰다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면 대표팀에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개막에 앞서 2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로 먼저 넘어가 조직력을 끌어올릴 때 손흥민을 합류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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