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홍해 항로 보호’ 참여 요청에…정부, 청해부대 파견 검토

11월 20일에 공개된 이 사진에서 후티 반군 헬리콥터가 홍해를 항해하던 선박 위를 날고 있다. / 로이터

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선박 공격으로 긴장이 고조된 ‘홍해 항로 보호' 작전 참여를 우리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와 관련한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주관한 ‘홍해 항로 보호’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40여개국이 참여한 화상회의에서 “무모한 후티의 공격은 확고한 국제적 대응을 요구한다”며 각국에 홍해 항로에서 민간 선박을 보호하는 다국적 함대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홍해에서 다국적 안보 구상인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창설했으며 영국과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동참을 약속한 상황이다. 자유민주주의 연대를 강조해 온 우리 정부도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요청을 외면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견된 해군 청해부대의 파견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청해부대 파견이 아닌 외교적 지원 등의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파병 여부와 관련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유관 부처와 협의 등을 통해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 최소 10여 척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이 때문에 수에즈 운하를 통해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핵심 교역로인 홍해의 위기가 고조됐다.

이에 글로벌 대형 해운회사가 잇따라 소속 선박의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로를 택하면서 운임과 국제유가 상승, 운송 지연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