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팀’은 ‘천재 개인’보다 위대하다...주전 세터 빠진 현대건설, 배구여제 버틴 흥국생명 잡고 선두 공고히 하다

남정훈 2023. 12. 2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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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2023~2024 V리그 3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이날 경기 전까지 현대건설이 승점 37(12승4패), 흥국생명이 승점 36(13승3패)으로 승점 1차로 1, 2위에 올라 있는 두 팀 간의 맞대결이기에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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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2023~2024 V리그 3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이날 경기 전까지 현대건설이 승점 37(12승4패), 흥국생명이 승점 36(13승3패)으로 승점 1차로 1, 2위에 올라 있는 두 팀 간의 맞대결이기에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사실상 승점 6의 효과가 있는 경기지만, 현대건설엔 악재가 있었다. 국가대표 주전 세터를 맡고 있는 팀의 사령관 김다인이 독감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지난 16일 정관장전에서 두 세트를 내주고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면서 그간 못 봤던 선수들의 승부욕을 봤다. (김)다인이가 못 뛰지만, 절정에 다다른 팀워크를 믿고 1, 2라운드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졌던 것을 설욕하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지난 16일 정관장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통해 연승 행진을 ‘8’로 이었던 현대건설의 절정의 분위기는 ‘배구 여제’ 김연경도 막아내지 못할 만큼 뜨거웠다.

현대건설은 김다인 대신 2022~20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뽑은 2년차 신예 김사랑을 데뷔 첫 선발 출장시켰다. 아무래도 김사랑과 현대건설 공격수들 간의 호흡은 삐걱거릴 수밖에 없었다. 흥국생명은 이를 이용해 1세트에만 블로킹 5개를 잡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김사랑과 공격수들 간의 호흡이 점점 맞아 들어갔고, 흥국생명이 김연경(25점)과 옐레나(27점)의 ‘쌍포’에만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루트를 현대건설이 끈질긴 수비로 걷어냈다. 수비가 된 공을 현대건설은 외국인 아포짓 모마(카메룬)와 미들 블로커 양효진-이다현,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이(태국)까지 다양한 공격루트로 흥국생명 코트를 폭격했다. 2세트 초반 8-2까지 앞서다 세트 막판 맹추격을 허용해 가까스로 잡아낸 현대건설은 3세트는 그야말로 상대를 압도하며 큰 점수차로 따냈다. 
흥국생명은 3세트 중반 체력 관리 차원에서 벤치로 불러들였던 김연경이 4세트 들어 다시 힘을 냈지만, 이미 타오를 대로 타오른 현대건설의 상승세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흥국생명은 쌍포의 위력은 여전했지만, 범실이 29개로 현대건설(13개)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2년차 신예 세터 김사랑의 조율 아래 모마(24점)와 양효진(15점), 위파이(14점), 이다현(7점)까지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운 현대건설은 세트 스코어 3-1(23-25 25-23 25-16 25-20)로 승리하며 파죽의 9연승을 달렸다. 승점 40(13승4패)이 된 현대건설은 승점 36(13승4패)에 머문 흥국생명과의 승점 차를 벌리며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경기 뒤 ‘승장’ 강성형 감독은 “지난 정관장전도 그렇고 오늘도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컸던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다 잘해줬다”고 공을 돌렸다. 김사랑의 활약에 대해 묻자 강 감독은 “(김)사랑이가 상대를 속이는 재기발랄한 토스라기 보다는 안전한 토스인데, 경기가 거듭될 수록 다양한 공격루트를 사용하더라. 연습 때도 안정적으로 잘 해줘서 오늘 선발로 기용했는데, 긴장 안하고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반면 ‘패장’ 흥국생명의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정말 끔찍한 경기였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완패다. 선수들의 배구 기량보다는 생각, 멘탈의 문제인 것 같다. 범실을 상대보다 2배 이상 많이 하고 이길 수는 없다. 리시브가 흔들리다 보니 하이볼 상황이 많아진다. 이 부분을 교정해야 할 것 같다”고 돌아봤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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