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메가엑스vs인지웅' 가처분 결정문 뜯어 봤더니 반전?[팩트체크]

[팩트체크]

보이그룹 오메가엑스(OMEGA X) 재한(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관 5층 인권실에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전(前) 소속사 대표 폭언·폭행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지난달 23일 한 누리꾼은 자신이 오메가엑스 팬이라고 밝히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오메가엑스가 월드투어 마지막 공연을 마무리 지은 당일 소속사 대표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게시하며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도 함께 공개해 논란이 됐다. 한편 오메가엑스는 '오디션 프로그램·기존 보이그룹 출신 멤버들'로 구성된 보이그룹으로 지난해 6월 데뷔해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올해 9월16일부터 10월22일(현지시각)까지 2022 월드투어 '커넥트: 돈트 기브 업'(CONNECT : Don't give up)을 소화했다. 2022.11.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룹 오메가엑스 측이 탬퍼링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 인지웅 측을 상대로 법원에 신청했던 영상 삭제 및 게시금지 가처분에 대해, 법원이 유튜브 채널에 게재됐던 관련 영상 중 일부에 대해서만 '인용' 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머니투데이가 확보한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의 관련 결정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오메가엑스 측이 삭제 및 게시금지를 신청한 13편의 동영상 속 95건의 '표현' 중 6건만 '인용'하는 결정을 19일 내렸다.

결정문 주문에 따르면 법원은 오메가엑스 측의 나머지 신청을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 중 90%를 오메가엑스 측이, 나머지 10%를 인지웅 측이 각각 부담하라"고 결정했다.

삭제 및 게시금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이 6건은 이날 오전 오메가엑스의 현 소속사인 아이피큐와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 측이 언론에 배포한 내용과 거의 같다.

법원은 이 6건에 대해선 인지웅 측이 송달 받은 뒤 3일 이내에 각 영상을 삭제하고 같은 내용의 영상 또는 게시글을 게시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일당 100만원 지급도 정해놓은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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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소송비용 90%, 오메가엑스 측이 내라"…'삭제' 결정한 부분은 인지웅 유튜브 영상 중 6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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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정문에 따르면 법원은 인지웅이 '그것이 알고 싶다가 피프티 편을 들 수 밖에 없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올해 8월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첫번째로 올린 해당 영상의 내용 중 이 6건의 표현에 대해서만 인용 결정했을 뿐, 오메가엑스 측의 나머지 90여건의 신청 내용 '모두'를 기각한 것도 사실이다.

법원이 삭제와 게시금지를 인정한 부분은 해당 영상에서 아래 6건이 전부다.

1. "그 영상들이 모두 짜여진 조작된 판에서 놀아난 영상입니다."(1:55~1:58)
2."그리고 나서 오메가엑스와 다날은 힘을 합쳐서 sbs의 청탁을 넣었고 그 오메가엑스 대표 성추행 폭행 뉴스 기사를 터트리죠." (3:22~3:29)
3."오메가엑스 멤버들은 폭로 영상에서 연기를 하고 있거든요. 몇 달 전부터 스파이어 엔터 대표님을 긁어댔습니다. 그리고 나서 결정적인 사건을 터트리죠." (3:54 ~ 4:02)
4."그 대표님이 없는 기간 동안 공연을 개판을 치기 시작한 겁니다." (4:12 ~ 4:16)
5."사실 그게 다 짜여진 판이었던 거죠. 그걸 몰래 찍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까요. 팬들이 보다 못해서 찍어 올렸다 라면서 언플을 했지만 사실 그건 오메가엑스 멤버 중 한명이 몰래 찍은 동영상이었습니다. 이미 자기들끼리 연기를 하기로 작정을 하고 우리는 대형 회사로 넘어갈 거야라는 마음으로 판을 짠거니까요." (5:26~5:46)
6."여론이 중요한 만큼 법원에서는 가처분 판결이 나게 됩니다. 이유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성추행도 폭행도 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신뢰 관계가 파탄 났기 때문이다라는 이유입니다. 오메가엑스가 스파이어 엔터 쪽에 넣은 고소들은 전부 올해 5월에 무혐의 판정이 났습니다." (6:31~6:49)

오메가엑스 측은 법원에 첫번째 영상에서 26건, 두번째(8월 21일 방송)에서 19건, 세번째(8월 23일)에서 11건, 네번째(8월 24일)에서 12건, 다섯번째(8월 25일)에서 14건, 여섯번째(8월 26일)에서 3건, 일곱번째(9월 7일)에서 3건, 여덟번째(9월 23일)에서 7건을 삭제 신청 대상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법원은 8월 20일자 첫번째 영상에서의 6건의 표현에 대해서만 삭제 및 게시금지 대상으로 결정한 것이다.

오메가엑스 측은 인지웅 측의 나머지 아홉번째 부터 열세번째 영상에 대해서도 문제삼았지만 법원은 이 5편의 다른 날에 방송된 별도 영상들에 대해선 "채무자(인지웅)가 자신의 의견을 밝히거나 잘못 게시한 부분을 정정하는 내용으로, 채권자들(오메가엑스 멤버 및 아이피큐 측)에 대한 허위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아예 배척했다.

유튜버 인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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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인지웅의 '탬퍼링' 주장은 허위"라는 오메가엑스 측 주장에 대해 "허위라는 점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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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오메가엑스 측 신청을 '기각'한 부분, 즉 인지웅의 방송내용 중의 표현이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법원은 오메가엑스가 종전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소속사변경을 하게 된 과정을 인지웅이 '탬퍼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이번 사건의 가장 본질적인 사안인 '탬퍼링' 해당여부에 관해 "오메가엑스 측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인지웅이 이 사건 소속사 변경을 '탬퍼링'으로 칭한 것이 허위라는 점에 관하여 고도로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든 근거로는 △'탬퍼링'이라는 단어는 연예인이 기존 소속사와 전속계약 기간 만료 전에 다른 소속사로 옮기는 경우 중 일부를 지칭하는데, 사람에 따라 '탬퍼링'이라는 개념을 다르게 판단할 것이어서 구체적인 사례가 '탬퍼링'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람마다 달리 평가할 수 있는 점 △인지웅이 이 사건 소속사 변경을 '탬퍼링'이라고 지칭한 것은 사실의 적시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의견 또는 평가에 해당한다고 보이고, 이 사건 소속사 변경을 '탬퍼링'으로 볼 수 있을지 여부에 관한 양측 평가가 다를 수 있는 점 △인지웅은 종전 소속사에 투자하였던 주식회사 다날엔터테인먼트가 이 사건 소속사 변경 과정에서 당사자로서 '오메가엑스' 관련 권리·의무에 대한 양수도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행동한 것을 이 사건 소속사 변경을 '탬퍼링'으로 평가한 주요 근거로 삼고 있는 점 등을 적시했다.

다시 말해 인지웅의 '탬퍼링' 주장에 대해선 입장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어서 '허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단 것이다.

아울러 인지웅이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미국 콘서트 투어 중 음주를 하고 호텔방에서 담배를 피웠다"고 한 부분에 관해서도 오메가엑스 측이 제시한 자료만으론 '허위'라는 점이 고도로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는 △멤버들이 미국 콘서트 투어 중 현지 스텝들과 함께 술을 마신 사실 △금연 객실에서 흡연을 하였다는 이유로 호텔 측의 항의를 받은 사실이 소명됐다는 점을 적시했다.

다시 말해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미국 투어 중 술을 마신 사실과 객실에서 흡연을 한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정된다고 법원은 본 것이다.

또한 변경된 소속사 아이피큐가 음란물 제작과 무관한 회사로서 음란물 제작사라는 표현내용이 허위라는 오메가엑스 측 주장에 대해서도 인지웅 측 증거로 제시된 JTBC 기사 내용을 근거로 과거 성인물을 제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법원은 아울러 멤버들에 대한 성형 수술, 모발이식, 치아 미백 등 비용을 전 소속사인 스파이어 측이 청구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허위라는 오메가엑스 측 주장도 고도로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척했다. 특히 전 소속사 스파이어 이사 강모 씨가 본인의 의견을 밝힌 부분, SBS와 다날이 이 사건 소속사 변경에 가담하였다는 내용, 유튜버 이진호와 강경윤 SBS연예뉴스 기자, 노종언 변호사 등에 대한 방송 내용은 오메가엑스에 대한 것이 아니거나 발언자의 의견에 불과한 것이어서 오메가엑스 측이 삭제를 구할 피보전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이날 법원 결정에 대해 인지웅과 스파이어 측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제하는 "사실상 유튜버 인지웅의 승소로 법원 결정이 내려졌다"고 평가해 오메가엑스 측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제하 측은 "결론적으로 오메가엑스 멤버들은 법원에 인지웅이 탬퍼링 의혹을 제기한 영상 대부분을 삭제 및 게시금지해달라고 신청하였으나,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주장한 내용 중 90% 이상은 전부 기각됐다"며 "매우 일부분에 대하여만 법원의 인용결정이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제하 관계자는 "법원 결정문을 보면 소송비용 중 90%는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부담하고, 나머지 10%는 인지웅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법조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로서 사실상 인지웅 유튜버의 승소판결이 내려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대중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오메가엑스측에는 강경히 맞서 대응할 것이며, 한치의 선처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