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궤도 오른 TK신공항 건설… 2030년 이륙 향해 힘찬 날갯짓 [지방기획]

김덕용 2023. 12. 2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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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특별법 제정에 탄력
총 사업비 12조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
이전 건의 9년 만에 ‘사업 시행자’ 지정
市·국방부 ‘기부 대 양여’ 방식 최종 합의
SPC 설립, 삼성 참여 검토에 신뢰 확보
건설 사업 통합 통해 공기 단축 계획도
후적지 개발 등 사업성 충분 결과 나와

2030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하는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의 날갯짓이 빨라지고 있다. 올해 대구시의 성과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TK신공항 건설 추진 속도를 결정지을 핵심 절차인 ‘TK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TK신공항 특별법) 제정이다. 지난해 8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법은 10개월도 안 돼 국회 문턱을 넘고 지난 4월 제정됐다. 또한 대구시와 국방부가 군(K-2) 공항 이전에 합의한 데 이어 신공항과 후적지(공항 이전 뒤 남는 땅) 등의 개발사업을 수행할 특수목적법인(SPC)인 ‘TK신공항건설’(가칭)을 2024년 3월까지 설립하기로 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TK신공항은 민간 공항과 군 공항을 겸하는 대구공항을 대구 군위군 소보면과 경북 의성군 비안면 일대로 옮기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가 12조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대구 군 공항 신설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사업비가 부족하면 국비로 보조하도록 특별법에 규정돼 있다. 군 공항과 함께 지어지는 민간 공항은 전액 국비로 건설한다.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열린 대구·경북 신공항 투자설명회에서 신공항건설 협력파트너인 협력사들에 비행기 모형을 선물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장환 한국도로공사 기획본부장, 신광호 한국토지주택공사 대구경북 본부장,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 홍준표 시장, 정명섭 대구도시개발공사 사장,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 이재혁 경북도개발공사 사장. 대구시 제공
◆대구시, ‘군 공항 이전 사업’ 시행자로 지정

20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1일 국방부로부터 ‘대구 군 공항 이전 사업’의 사업 시행자로 공식 지정받았다. 2014년 대구시가 국방부에 군 공항 이전을 건의한 지 9년여 만으로 이전 부지 선정과 기본계획 수립, 기획재정부 승인 등을 거쳐왔다.

이번 지정은 지난달 20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체결한 ‘대구 군 공항 이전 사업 합의각서’의 후속 조치다. 시 관계자는 “이번 지정은 TK신공항 건설사업이 온전히 대구시 사업이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앞으로 11조5000억원 규모 군 공항 등을 이전하는 국책사업을 책임지고 시행하며, 이를 대행할 사업대행자도 지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는 2024년에는 2025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계획 승인, SPC 구성 등 후속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 신공항 조감도
앞서 시는 지난달 20일 국방부와 대구 군 공항을 ‘기부 대 양여’방식으로 이전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기부 대 양여’는 대구시가 신공항을 건설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남겨진 군 공항 부지를 활용해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합의각서에는 △대구 군 공항 이전 사업 기본 방침 △기부·양여 재산 내역 및 평가 시기 △지자체 관리계획 변경 때 협의 등 대구 군 공항 이전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사항을 포함했다. 합의각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지난 8월 기획재정부 국유재산 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됐다.

◆삼성그룹 참여 ‘신공항’ SPC 내년 3월 설립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하는 대구 군 공항 이전 사업 성공의 핵심 열쇠로 ‘SPC 설립’을 꼽고 있다. TK신공항 특별법 등 관련 법률상 SPC는 공공기관이 전체 지분의 50%를 넘어야 하고, 참여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을 공모하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시는 한국공항공사 등 정부 공기업을 비롯해 대구도시개발공사 등 지방공기업과 연내 신공항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 안에 ‘TK신공항건설’(가칭) 설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간에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포스코, 대우건설, 디엘이앤씨, 동부건설 등 국내 굴지의 건설사를 비롯해 KDB산업은행, IBK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대구은행 등 금융회사가 관심을 보인다. 이 가운데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참여를 검토하면서 신뢰성 확보에 큰 힘이 생겼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삼성의 참여 그 자체가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신공항 건설 및 후적지 개발사업에 건설 투자자(CI), 재무적 투자자(FI), 전략적 투자자(SI)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시는 민간 공항과 군 공항 건설 사업을 통합해 공사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국토교통부가 시행하는 민항공항 건설을 SPC가 군 공항 건설 사업과 동시에 수행하도록 협의를 거쳐 TK신공항 특별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국비 2조6000억원을 지원받는 효과가 있는 데다 군 공항과 민간 공항 동시 설계 및 착공을 할 수 있어 공사기간 단축에 따른 사업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시는 신공항 개항 시기를 애초 목표인 2030년에서 2029년으로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TK신공항 건설·후적지 개발 ‘사업성 충분’

TK신공항건설과 후적지 개발에 대한 사업성을 분석한 결과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국내 한 회계법인이 최근 사업성 분석 용역을 진행한 결과다. 분석 결과 순현재가치(NPV)는 최대 2조5000억원, 내부수익률(IRR)은 최대 12.3%로 사업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NPV는 사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로 ‘0’보다 크면 타당성이 있다는 의미이고, IRR은 투자 비용과 투자 예상수익이 같아져 투자의 현재가치가 ‘0’이 되는 수익률을 의미한다.

대구공항 종전 부지와 군 공항 주변 지역 약 426만㎡ 개발, 사업 기간 단축, 시민 펀드를 초기재원으로 활용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성 보강 방안을 적용하면 금융비융이 4조1000억원 절감하는 등 사업성이 대폭 향상된다는 것이다. 특히 초기 재원 조달 시 5000억원 규모 시민참여 펀드를 조성, 저리의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토지 보상 전 고금리(10~15%)의 시중은행 연계자금을 대체하고, 토지 수용 후에는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면 금융비용을 절감해 사업 대행사의 부담이 크게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사업소득과 배당소득에 모두 세금을 부과하는 일반 SPC와 달리 프로젝트금융사로 SPC를 구성하면 취·등록세 중과세율 적용을 배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종헌 대구시 신공항건설본부장은 “특별법을 통해 사업자 위험을 많이 줄인 만큼 공공과 민간 모두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주마가편의 자세로 2025년엔 착공할 것”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자세로 2025년 대구·경북(TK) 신공항 착공을 목표로 사업계획승인, 특수목적법인(SPC) 구성 등의 후속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홍준표(사진) 대구시장은 20일 “TK신공항 건설은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통합 이전하는 대한민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 사업”이라며 “‘기부 대 양여’ 차액의 국가 보전이 담긴 특별법 제정으로 사업의 안정성이 담보된 데다 군 공항(K-2) 후적지와 주변 지역 연계개발 등을 통해 사업성이 충분한 것으로 객관적으로 분석된 만큼 다양한 분야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올해를 대구굴기의 원년으로 삼고 대구·경북 백년대계를 위한 핵심사업인 TK신공항 건설을 위해 거침없는 ‘세일즈 행정’을 펼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지난 6월29일, 11월20일 두 차례 서울에서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열고 공공기관과 대기업, 경제단체, 금융기관 대표를 만나 “SPC에 참여하는 기관과 기업이 손해 보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하며 대구를 알렸다.

홍 시장은 “TK신공항 건설은 ‘기부 대 양여’사업으로는 30조원에 달하는 한국 최초의 거대 프로젝트”라고 강조하고 “이 사업을 시발로 대구는 도심 내 군부대 이전 사업, 달빛철도 사업, 공항접근로 철도도로사업 등 향후 20년간 100조에 가까운 거대 프로젝트가 착착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3월 신공항 개발과 후적지 개발을 맡을 SPC 구성과 관련해서는 “공공부문은 한국공항공사, 민간부문은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주관사를 각각 정해 재무적 투자(FI)와 건설투자(CI)를 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대구 미래 50년의 새 역사를 완성하겠다”며 “대구 재도약을 위한 변화와 과감한 대혁신을 위해서는 각 구·군이 대구시 정책을 적극 뒷받침해 주어야 대구 미래 번영 50년이 완성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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