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받고 경복궁에 낙서”...10대 남녀에 누가 테러 사주했나

고유찬 기자 2023. 12. 2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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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경복궁 앞에서 시민들이 빨간색·파란색 스프레이로 담벼락에 커다란 낙서가 돼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서울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10대 남녀는 텔레그램에서 낙서 의뢰를 받은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둘은 10만원을 받고 일을 저질렀다고 한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임모(17)군과 김모(16)양은 텔레그램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낙서하면 돈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고 경복궁 담벼락에 정해준 문구를 낙서했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은행 계좌로 5만원씩 두 차례, 총 1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임군과 김양은 연인 사이이며, 돈은 모두 임군이 받았다고 한다. 임군 등은 범행에 쓴 스프레이를 직접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낙서를 마치면 수백만 원을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군 등은 지난 16일 새벽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인근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 등의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주소 선전 낙서를 했다. 경복궁뿐 아니라 서울경찰청 담벼락에도 비슷한 낙서를 남겼다.

이들은 지난 19일 경기 수원시의 자택에서 각각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을 사주한 불상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중이다.

이들의 범죄를 모방해 지난 17일 경복궁 영추문 인근 담벼락에 ‘2차 낙서’를 저지른 20대 남성 A씨는 20일 오전 자기 블로그에 “예술을 했을 뿐”이며 “(범행이) 죄송하지 않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범행 직후 찍은 ‘인증 사진’까지 올렸다. 범행 장소 인근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들고 찍은 사진도 있었다. 경찰은 자수한 A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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