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의무 폐지' 믿었는데…청약 당첨자들, 통장만 날릴 판
지난 1월 정부는 아파트 실거주 의무를 폐지한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제 거의 1년이 지났지만 대책은 백지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 말만 믿고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려던 청약 당첨자들은 청약 통장만 날릴 상황에 처했습니다.
오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고양시에 사는 자영업자 서모 씨는 청약 통장까지 날릴 상황에 처했습니다.
연초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겠다는 정부 발표만 보고 청약을 넣었다 당첨됐는데, 해당 법안이 아직도 국회에 묶여있어섭니다.
[서모 씨/아파트 청약 당첨자 : 서울에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 정부도 임대가 가능하다고 했으니까 청약을 넣게 된 거였고 정부가 믿을 만하다. 신뢰성이 있었는데…]
정부 대책대로라면 먼저 전세를 주고 그 기간 동안 자금을 모아 잔금을 치르면 됐지만 이제 그 계획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서모 씨/아파트 청약 당첨자 : 절대 못 나옵니다. 추가 대출이 자영업자 대출은 이미 코로나 때 이때 많이 받았고.]
남은 선택지는 분양권을 포기하고 아파트를 LH에 넘기는 겁니다.
서울살이는 커녕 내집 마련 기회까지 사라지는 겁니다.
이렇게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게 될 아파트는 만2천여 세대 규모의 둔촌주공을 비롯해 전국 60여개 단지, 4만 가구를 훌쩍 넘습니다.
그중 3분의 1이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설익은 대책으로 현장 혼란이 커지자, 정부는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오진/국토교통부 1차관 (지난 12일) : 여야 간에 입장차가 좀 많이 드러나 있는 상태여서 이번 정기국회 끝날 때까지 그다음 임시국회 때까지 실거주 의무 폐지 부분은 저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입장입니다.]
국회 법안 심사는 내일이 마지막인데, 여야 간 합의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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