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들어가도 영하권…'더 독한 한파' 견뎌야하는 이들
이 추위가 모두에게 똑같이 혹독한 건 아닙니다. 판잣집과 비닐하우스에 사는 38만 가구에겐 더욱 더 혹독합니다.
집 안과 밖 기온을 재봤더니 거의 차이가 없었는데, 이예원 기자가 현장을 점검해 봤습니다.
[기자]
빽빽한 비닐하우스 위로 하얀 눈이 쌓여있습니다.
이곳엔 400여 가구가 모여 살고 있습니다.
오늘 낮기온은 영하 7도, 한파경보가 발령됐습니다.
하지만 80대 어르신은 달랑 전기장판 하나로 하루를 견뎌야했습니다.
[배모 씨/경기 과천시 꿀벌마을 주민 : 추우니까 이거(이불) 뒤집어서 드러누워 있었지. 어깨랑 발 시리잖아, 추워서.]
열화상카메라로 방 안을 비춰보니, 주변 온도는 겨우 3도에 그쳤습니다.
외풍을 전혀 막지 못하는 겁니다.
날이 추워지면서 수도관이 얼어서 물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겨울마다 반복되는 일이라 이곳 주민들은 얼기 전에 미리 이렇게 물을 받아놨다고 합니다.
수십년을 살았지만 한파가 닥칠 땐 늘 비상입니다.
[배모 씨/경기 과천시 꿀벌마을 주민 : 눈 많이 오면 이거(지붕) 내려앉아. 돈이 없으니까 (다른 데) 못 살지. 집 한 칸 사려면 얼마나 비싸.]
올해 초 화재가 났던 서울의 한 판자촌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붕을 덮은 장판엔 눈이 쌓였고 이런 커다란 고드름이 맺혔습니다.
바깥이 영하 10도인데, 집 안으로 들어가도 영하권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혹한에 씻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A씨/서울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 : 물이 터질 때까지 물이 녹을 때까지 기다리든가, 돈을 들여서 수도를 녹이든가. 근데 그것도 인건비가 너무 비싸요.]
기댈 건 민간단체에서 나눠 준 연탄과 내복 정도입니다.
[이복진/서울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 : 난 또 혼자 이렇게 있으니까 대비하는 것도 없고 여기서 난로에 (연탄) 집어넣는 것 외에는 없어요.]
겨울철이면 정부와 지자체가 앞다퉈 각종 지원책을 발표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불 한 장 받아본 적 없다는 주민들도 많습니다.
[B씨/서울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 : 전기장판하고 이불이 부족해요. 이불이 얇아가지고.]
취약계층에 한파는 더 독하게 굽니다.
판잣집과 비닐하우스와 같은 '집이 아닌 집'에 사는 우리 이웃은 38만 가구나 됩니다.
[영상자막 장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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