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아닌 '검사의힘'... 한동훈 등판에 웃지만 씁쓸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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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으로 기울자 더불어민주당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통해 '국민의힘'에서 '검사의힘'으로 그 본색을 드러내겠다는 것"이라며 "검사 대통령과 요직마다 포진한 검찰 카르텔의 무능과 독선으로 경제와 민생이 병들어가고 있는데, 집권 여당의 대표 자리마저 대통령의 최측근 검사를 앉히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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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대 피의자' 구도, "성과 못내니 이재명 심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으로 기울자 더불어민주당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검사 출신인 한 장관이 여당 대표 격이 되면 ‘검찰 공화국’이라는 공세를 더 강화할 수 있어서다. 다만 이재명 대표가 재판 중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통해 ‘국민의힘’에서 ‘검사의힘’으로 그 본색을 드러내겠다는 것”이라며 “검사 대통령과 요직마다 포진한 검찰 카르텔의 무능과 독선으로 경제와 민생이 병들어가고 있는데, 집권 여당의 대표 자리마저 대통령의 최측근 검사를 앉히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 내부 기류는 다르다. 속으로 웃으며 내심 반기고 있다. 검사 출신에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꼬리표를 빌미로 민주당이 주장해온 ‘검찰 독재’, ‘정권 심판론’ 논리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정부 요직을 검사 출신들이 꿰찬 것도 모자라 이제 집권여당의 대표 자리까지 접수하는 상황”이라며 “1980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반란군이 군인들을 요직에 앉혔던 것을 연상케 한다”고 꼬집었다. 당 관계자는 “기왕 정치권에 들어올 거라면 빨리 들어와서 싸우는 게 낫다”고 재촉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한 장관이 '독소조항'을 지적하고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은 '몰카 공작'이라며 일축하는 부분도 물고 늘어지고 있다. 이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건희 특검법의 브리핑 규정은 한 검사가 참여한 ‘최순실 특검’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며 “한동훈식 내로남불, 김건희 여사 구하기”라고 강조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은 것은 명백한 사실인데 처벌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조선 제일검’이라더니 고작 ‘김건희 호위검’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한 장관이 여당 간판으로 나설 경우 민주당에 곤혹스러운 점도 있다. 여야 구도가 마치 '검사 대 피의자’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내키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한 장관에 호응하는 여론을 감안하면 민주당이 몰리는 상황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수도권 초선 의원은 “한 장관이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과정에서 검사 이미지를 희석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정치인 한동훈의 폭발력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도 당대표가 물러나는 ‘맞불 비대위' 움직임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검사 대 피의자 구도는) 국민의힘 주장이다. 지금 구도는 윤석열 대 국민”이라며 “정권이 어떤 성과도 못 내고 있으니 그 국면을 이재명 심판으로 돌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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