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7억 못 썼다' SF 폭주?…이정후 잡고, '2000억' MVP도 노릴까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추가로 외야수를 보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20일(한국시간) FA 외야수 코디 벨린저(28)의 시장 상황을 살폈다. 벨린저가 갈 만한 행선지에는 샌프란시스코가 포함됐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25)와 계약했지만, 여전히 벨린저 영입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겨울 FA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29) 영입전에 끝까지 총력을 기울였던 팀이다. LA 다저스와 똑같이 10년 7억 달러(약 9107억원) 조건을 제시할 정도로 실탄까지 넉넉히 준비했는데, 오타니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 영입에 실패한 직후 중견수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71억원)에 계약하면서 분풀이 아닌 분풀이를 했다. 4년 5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예상했던 미국 언론은 이정후가 아시아 야수 최고액 대우를 받자 오타니를 놓친 샌프란시스코의 폭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정후에게 이미 1억 달러 넘는 돈을 썼지만, 샌프란시스코가 벨린저를 원하는 그림이 이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MLB.com은 '이정후와 미치 해니거, 마이클 콘포토를 주전 외야수로 기용하더라도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벨린저를 활용할 수 있다. 벨린저는 1루수와 외야수로 번갈아서 뛸 수 있는 선수다. 벨린저를 영입하면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지명타자 자리에 여러 선수를 돌려가며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발투수 보강보다 외야수가 급한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MLB.com은 '이정후에게 1억1300만 달러를 쓴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선발 보강이 필요하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등 정상급 선발투수들이 여전히 FA 시장에 남아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벨린저에게 큰돈을 쓰기에 앞서 선발투수들에게 자금을 쓰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벨린저는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이 선정한 올해 메이저리그 FA 상위 40인 명단에서 4위에 이름을 올랐다. 1위 오타니(다저스)와 2위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7년 1억7200만 달러)의 행선지가 정해진 가운데 현재 FA 시장에서 벨린저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은 3위 야마모토뿐이다.
디애슬레틱은 벨린저가 6년 1억6200만 달러(약 211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낼 것으로 예상했다. 디애슬레틱은 '벨린저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부진한 시즌들을 보낸 이후 2023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해 최정상급 선수로 돌아왔다. 그는 컵스의 공격력을 끌어올린 핵심 선수였고, 대부분 중견수로 뛰면서 2019년 MVP 시즌급의 성적을 냈다'고 했다.
이어 '벨린저는 이제 겨우 28살 시즌에 접어들었고, 슈퍼스타가 될 자질이 충분한 공격력을 갖췄으며 수비도 뛰어나다. 지금 이 시장에서 벨린저를 뛰어넘을 야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가 벨린저까지 영입할 경우 이정후와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벨린저가 가장 빛나는 포지션은 중견수로 엄청난 강견을 자랑하는 선수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7시즌 커리어 대부분을 중견수로 뛰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이정후는 우리팀의 주전 중견수"라고 공언했지만, 벨린저가 합류하면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
벨린저는 2017년 다저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해 그해 홈런 29개를 몰아치면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9년에는 156경기, 타율 0.305(558타수 170안타), 47홈런, 115타점, OPS 1.035로 맹활약하면서 내셔널리그 MVP를 차지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1할 후반에서 2할 초반대 타율에 머물 정도로 크게 고전했고,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에서 방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벨린저는 포기하지 않고 재기를 노렸다. 컵스와 올해 1년 175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선수 생명을 연장했고, 130경기 타율 0.307(499타수 153안타), 26홈런, 97타점, OPS 0.881 맹타를 휘두르며 MVP의 부활을 알렸다. 부활 시즌 직후 FA 시장에 나오면서 몸값도 충분히 올려놨다. 외야수 갈증을 느꼈던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 이어 벨린저까지 욕심을 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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