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을 잃은 아이들…생후 18일, 3번의 이별 [히어로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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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보배인 저출산 시대에, '품을 잃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올 한 해에만 베이비박스에 남겨진 아기들이 80명입니다.
이 아기들이 새 보금자리를 찾기까지 얼마나 오래,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추적해봤습니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과 3회에 걸쳐 보도합니다.
조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3일 저녁 베이비박스에 남겨졌던 여아, 지유(가명)는 나흘 만에 짐을 쌉니다.
비인가 시설인 베이비박스에서 구청 공무원에게로 인수인계되는 겁니다.
[현장음]
"신생아라서요. 지금 (분유) 먹은 지 얼마 안 돼서요."
곧바로 향한 곳은 서울시 어린이병원입니다.
병을 앓고 있는지, 장애는 없는지 등을 검진하는데 아기 혈관이 잘 잡히지 않아 채혈에만 꼬박 30분이 걸립니다.
생후 엿새 된 아기는 병원에서 나와 또 이동합니다.
차 타고 2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서울에서 유기된 모든 아이들이 거치는 일시보호소입니다.
출생등록이 안 된 지유 같은 아이들은 이름 앞에 분명치 않은 존재라는 뜻의 '미상'이란 꼬리표가 달립니다.
[현장음]
"피곤했어. 오늘 하루 일정이 길어서. 너무 잘 자네."
이곳 일시 보호소에 머무는 동안 서울 시내 보육원 중 빈자리가 있는 곳을 찾습니다.
때마침 신생아 자리가 비어있는 보육원이 있어 갈 곳이 빨리 정해졌습니다.
2주 뒤, 보육원으로 이동하는 지유를 다시 만났습니다.
[일시보호소 관계자]
"(그새 진짜 많이 컸네요.) 볼도 살도 오르고요. 태지도 다 떨어지고 엄청 컸어요."
지유는 유기 후 18일 동안 다섯 곳 관계자의 품을 거쳤고 베이비박스, 일시보호소, 보육원 등 거처도 세 번 바뀌었습니다.
태어났어도 존재하지 않던 아이는 그렇게 세상에 존재하는 아이가 되어 갔지만, 새 가족을 찾는 입양까진 보육원에서 최소 1년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채널A 뉴스 조민기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박찬기
영상편집 : 정다은
그래픽 : 장태민 장세영 유건수 이수연 이연제
조민기 기자 minki@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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