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위 "내년엔 출산율 반등"…근거는

송성환 기자 2023. 12. 2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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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최근 뉴욕타임즈가 우리나라의 인구 상황을 가리켜 '중세 유럽의 흑사병 당시 수준의 위기'라는 논평을 내놨습니다.


저출생 문제가 그만큼 심각한 건데요. 


이런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올해 바닥을 찍고 내년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근거가 무엇인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홍석철 상임위원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위원님 어서 오세요. 


반가운 전망이기도 합니다.


위원님께서 9년 만에 합계출산율이 0.79명 수준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신 뒤에 많은 조명이 이어졌습니다.


어떻게 분석하신 결과입니까?


홍석철 상임위원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단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우리나라 인구 추이를 보게 되면 전년도에 혼인 건수가 늘게 되면 그다음 해에 출생아 수가 비례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올해 혼인들을 좀 많이 하셨어요, 결혼을. 


그래서 올해 혼인 건수가 작년 대비 한 3% 정도 가까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혼인 건수가 늘어났을 때 앞에 비례적인 관계식에 넣게 되면 내년도 출산율이 올해보다는 반등하지 않을까라는 그런 전망입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분석이고 위원회의 공식 입장은 아닙니다.


제가 이 결과를 국회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나고 그다음 날 통계청에서 장래인구 추계를 발표했습니다.


그 추계를 보게 되면 내후년까지 출산율이 0.65명까지 떨어지는 상당히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그런 추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추계라고 하는 것은 틀리라고 나오는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어떤 정책을 쓰느냐에 따라서 예측치가 많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요.


바라건대 앞으로 좀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그런 정책을 통해서 내년에는 제가 추계한 것처럼 합계출산율이 반등하는 그런 원년이 되길 바라고 그런 각오를 가지고 정부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적어도 그 정도의 희망은 있다 이렇게 봐도 되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문제가 결혼한다고 해서 출산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다음에 실제 반등으로 이어지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홍석철 상임위원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물론입니다. 


실제 반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결혼도 많이 해야겠지만 결혼하신 분들이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변화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려면 이제 결혼이나 출산 양육이 좀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는 그런 사회 환경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한데요.


몇 가지 중요한 조건들을 좀 말씀을 드리자면 첫 번째는 이런 결혼 출산 양육의 비용이 좀 완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높은 집값이라든가 높은 사교육비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에 따라서 미래의 아이를 갖고 결혼하는 것에 인식이 상당히 달라질 텐데요.


이런 부분들을 정책적으로 많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되고요.


두 번째는 일가정 양립 확립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요즘에는 여성, 남성들 다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일하면서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건 매우 중요한 조건이고요.


마지막으로는 이제 돌봄과 양육이 좀 잘 될 수 있도록 그런 시설이라든가 이 서비스 환경을 만들어내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위원님께서는 경제학자이기도 하신데 올해 출생아 수가 2만 명 줄어들면서 미래 GDP가 최소 40조 원 사라질 것이다라는 전망도 밝히셨습니다. 


이건 어떤 내용입니까?


홍석철 상임위원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최근에 저출산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있습니다.


그런 연구들을 보게 되면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 한 2050년이 되면 0% 미만으로 성장률이 나올 것이다라는 전망인데요.


그 연구들에서 나오는 결과를 보면 지금 출산율이 어느 정도 높아지게 되면 미래의 GDP가 얼마나 바뀔 것이다라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이걸 가지고 분석을 해보면 아이 1명이 줄게 되면 미래 GDP가 한 21억 원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추계가 됩니다.


저는 경제학자로서 매우 합리적인 값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걸 해석을 해보면 올해 출생아 수가 작년 대비 한 2만 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럼 여기에 21억 원을 반영을 하면 미래 GDP 가치가 한 40조 원 정도 상실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반대로 얘기하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 40조 원을 쓰게 되면 그래도 2만 명만 태어나게 해도 상당히 타당성이 있고 손해 보지 않는다는 거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야 된다라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훨씬 더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거겠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화두 중의 하나가 미디어가 비혼이나 저출산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 이런 의견들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홍석철 상임위원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지금 여러 방송 콘텐츠가 지적을 받고 있는데 저는 분명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방송을 폐지하거나 규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 이유가 '나 혼자 산다' 같은 프로그램은 어찌 보면 그 비혼이나 만원이 늘어가는 시대상을 잘 반영을 하고 있고 '금쪽이'나 '결혼지옥' 같은 그런 프로그램은 양육의 어려움이나 결혼 관계의 어려움을 좀 보여준다고 생각을 합니다.


문제는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과 이걸 어떻게 방송 콘텐츠로 풀어내느냐는 다른 얘기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 지적 되고 있는 상황들은 좀 현실과 동떨어진 그런 혼자 사는 삶을 보여준다든가 너무 과도하고 극단적인 양육의 어려움이나 결혼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문제점들이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게 점점 확대되면 결국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이건 어떤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이 좀 더 저출산이나 인구 문제에 대해서 공익성을 가지고 바라볼 문제라고 봅니다.


서현아 앵커 

어떤 문화적인 측면의 노력도 중요하겠습니다. 


최근 위원회에서는 저출산 관련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셨습니다.


특별히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을까요?


홍석철 상임위원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조금 전에 논의드렸던 그런 것과 관련해서 저희가 인식 조사에서 미디어가 이런 결혼 출산에 대해서 인식에 영향을 주느냐라는 걸 물어봤을 때 국민들의 81% 정도가 동의를 했습니다.


저희도 상당히 놀라운 결과였고요. 


또 그와 더불어서 응답자의 77%는 이런 미디어를 통해가지고 적극적으로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이 필요하다 이런 답변도 주셨습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조사는 최근 언론에 보면 지난 17년간 300조 이상의 예산을 지출했음에도 출산율이 개선되지 않았다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상당히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78%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300조 원이라고 하는 저출산 예산은 상당히 많이 부풀려져 있습니다.


실질적인 예산은 거기에 비해서 한 절반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좀 더 우리가 적극적으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할 그런 여지가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내년이 인구 문제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원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내년에 시행되거나 바뀌는 저출산 정책 중에서 효과가 기대되는 것이 있을까요?


홍석철 상임위원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6+6 특례' 제도를 좀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내년부터 이제 바로 시행되는 정책입니다.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여러 가지 측면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육아휴직을 썼을 때 급여가 너무 낮기 때문에 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고 또 육아나 양육의 부담이 여성에만 가고 남성들도 육아휴직을 많이 써야 되는데 그러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6+6 특례 제도는 생후 18개월 동안에 부부가 공동으로 6개월씩 육아휴직을 쓰게 되면 육아휴직 급여를 지금은 상한이 150인데요.


이걸 200에서 450까지 6개월 동안 더 높여주는 겁니다.


그러면 육아휴직이 쓸 수 있는 유인이 더 많아지고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인이 있다는 것이죠.


오늘 통계청에서 작년도 육아휴직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아주 놀라운 결과는 작년도에 육아휴직자 수가 아주 대폭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상당히 반가운 결과라고 생각을 하고요. 


정부는 내년 초에 좀 더 과감한 이른바 일가정 양립 정책을 준비해서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청년세대에 대한 촘촘한 지원으로 출산율 반등이라는 정말 반가운 전망이 현실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위원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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