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장벽 확 높이는 EU … 佛 마크롱마저 '우향우'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3. 12. 2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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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이민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입국 자격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새로운 이민법 개정안에 합의한 가운데 프랑스 의회는 매년 이민자 수를 제한하는 '할당제'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프랑스에서도 19일 새로운 이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프랑스 상·하원은 양원 합동위원회가 합의한 이민법 개정안을 이날 잇달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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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 개정안 합의
입국 자격심사 강화하고
회원국, 난민 분담해 수용
佛도 이주민 규제 더 강화
미성년때 국적취득 신청해야

유럽의 이민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입국 자격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새로운 이민법 개정안에 합의한 가운데 프랑스 의회는 매년 이민자 수를 제한하는 '할당제'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조차 유럽 대륙의 우경화 흐름을 거부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U 이사회 의장국인 스페인은 20일(현지시간) "EU 회원국과 의회, 집행위원회 대표가 밤샘 협상을 통해 신이민·난민 협정의 정치적 핵심 요소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법안에는 법규 위반 소지가 있는 입국자에 대한 신속한 자격 심사, 망명이 거부된 입국자의 신속한 추방 등이 포함된다. 특히 '의무적 연대'로 명명된 '이주·난민 관리 규정'이 신설됐다. 일부 회원국이 난민 수용에 어려움이 생기면 다른 회원국들은 일정 수의 난민을 나눠서 받거나, 받지 않을 때에는 난민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대신 거부한 난민 수만큼 EU 기금에 돈을 내야 한다. 분담해 수용할 난민 수는 연간 3만명, 거부 금액은 난민 1명당 2만유로(약 3000만원)로 잠정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나 이탈리아 등 남부 유럽 지역 회원국의 난민 유입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지중해변 국가들은 주요 난민 발생지인 아프리카·중동과 가까워 그동안 많은 수의 난민이 유입됐다.

프랑스에서도 19일 새로운 이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프랑스 상·하원은 양원 합동위원회가 합의한 이민법 개정안을 이날 잇달아 통과시켰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1일 하원에 이민법 개정 정부안을 제출했는데, 좌우 모두의 반대로 논의조차 없이 거부됐다. 이에 마크롱 정부는 상·하원 의원 각각 7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된 합동위를 긴급 소집한 뒤 합의안을 도출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해 통과시켰다.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는 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이 성년이 되면 자동으로 프랑스 국적을 얻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16~18세 때 정부에 따로 국적 취득을 신청해야 한다. 또 유죄 판결을 받은 프랑스 태생 외국인은 귀화가 불가능해진다. 경찰 등 공권력을 보유한 사람을 고의로 살해해 실형을 선고받은 이중 국적자는 국적이 박탈될 수 있다.

극우 색채가 짙은 개정 내용으로, 프랑스 내부는 벌써 시끄럽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은 개정안 통과를 환영했다. 마린 르펜 국민연합 의원은 "강력한 이민법이 통과됐다. 위대한 이념적 승리"라고 말했다.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도 전에 오렐리앵 루소 보건장관이 "법안이 통과되면 사퇴하겠다"고 선언했고, 여당 의원 20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마크롱 대통령조차 극우 포퓰리즘에 굴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는 지난 3월 국민 중 60% 이상이 반대한 '연금개혁'을 관철시켰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정치 생명을 걸고 개혁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조국과 동포를 사랑해서"라고 주장했다. '표'보다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신념이었다.

로이터통신은 "여당과 보수 야당 주도로 이뤄진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타협은 이민을 배격하며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극우 세력의 부상을 막기 위한 유럽 대다수 정부의 우경화 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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