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그리소·렉라자' 1차 폐암 치료도 건보 적용... 약값 연 7000만→340만 원

김창훈 2023. 12. 2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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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와 유한양행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투약해도 내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공급하는 치료제 '코셀루고캡슐'은 환자 1인당 연간 약값이 2억800만 원인데, 건강보험 적용 시 본인부담금(10%)은 2,080만 원으로 내려간다.

내년부터 1차 치료제가 건강보험 체계에 포함돼 타그리소와 렉라자 연간 약값은 약 340만 원으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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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총상신경섬유종' 치료제도 건보 급여
첩약 건보 확대 놓고 의료계·한의계 갈등
내년 1월부터 1차 치료제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3세대 표적항암제 타그리소.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3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와 유한양행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투약해도 내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연간 7,000만 원에 육박해 환자들을 짓누른 약값이 20분의 1로 줄어든다.


약값 확 낮아진 희소질환·폐암 치료제

보건복지부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대회의실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수술이 불가능한 3세 이상 소아·청소년의 총상신경섬유종 치료제와 국소 진행성 및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 렉라자에 대한 건강보험 신규 적용을 의결했다. 적용 시점은 내년 1월 1일이다.

총상신경섬유종은 소아의 피부나 척추 신경 근처에 발병해 심각한 외모 변형을 일으키고 혈관이 많은 부위는 수술 자체가 불가능한 희소 난치성 유전질환이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공급하는 치료제 '코셀루고캡슐'은 환자 1인당 연간 약값이 2억800만 원인데, 건강보험 적용 시 본인부담금(10%)은 2,080만 원으로 내려간다. 여기에 본인부담상한제를 감안하면 1,014만 원까지 낮아진다.

국산 31호 신약인 폐암 치료제 렉라자. 유한양행 제공

타그리소와 렉라자는 그간 다른 약이나 치료가 통하지 않아 2차 치료제로 쓸 때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이들 약제를 1차 치료제로 쓰는 환자들은 국회 국민동의청원 등을 통해 1차 치료제 급여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1인당 연간 약값이 6,800만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폐암 환자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지난 7월부터 1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전까지 파격적인 무상 공급에 나서기도 했다. 내년부터 1차 치료제가 건강보험 체계에 포함돼 타그리소와 렉라자 연간 약값은 약 340만 원으로 내려간다.


'첨예한 갈등' 첩약 건보 적용 시범 사업 확대·연장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상근 부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앞에서 첩약 급여화 시범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건정심에서는 여러 약제를 섞어 조제하는 한의원의 첩약(貼藥)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와 시범사업 연장도 결정했다. 2020년 11월 시작된 시범사업에서는 월경통,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뇌혈관질환 후유증 환자의 첩약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본인부담률은 50%다.

복지부는 첩약 안전성이 강화됐고 환자들의 접근성도 향상됐다고 판단, 2026년 12월까지 2단계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내년 4월부터 요추추간판탈출증,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에도 건강보험 급여를 지급하고 대상 기관은 기존 한의원에서 한방병원과 한방 진료과목 운영 병원까지 넓힌다. 급여 기준도 환자 1인당 연간 2개 질환별 첩약 10일분씩 2회 처방(질환별 연간 최대 20일)으로 확대한다. 또한 법정 본인부담률을 적용하기로 해 한의원의 경우 본인이 부담하는 한약값이 30%로 낮아진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국민이 한의약 치료의 우수성을 확인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2단계 시범 사업의 환자 수는 약 100만 명, 1회 처방 시 본인부담금은 4만∼5만 원으로 예상했다.

임채윤 대한한약사회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앞에서 한약사를 배제한 첩약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규탄하며 삭발하고 있다. 뉴스1

반면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첩약 급여화는 근거기반 의학의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대한한약사회도 건정심이 열리기 전 국제전자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첩약 시범사업에 한약사의 역할을 만들고 한의약 분업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임채윤 한약사회 회장은 삭발까지 했다. 한약사들은 "한의약 분업을 위해 1993년 한약사 제도를 만들고도 한약사를 배제하고 첩약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결정했다"고 복지부를 규탄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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