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 경영 능력 문제 없어”...조희경 이사장 주장 반박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범 회장과 나머지 형제 사이에 지분 다툼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조 회장의 경영 능력을 문제 삼은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20일 입장문에서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최근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며 “조 회장의 경영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전날 누나인 조 이사장이 조 회장에 대해 “문제 있는 오너가의 일원”이라며 비판한 것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조 이사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제대로 된 경영자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지지했다.
조 이사장은 2020년 6월 부친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주식 전부를 차남인 조현범 회장에게 넘기자 “이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한정후견개시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입장문에서 “조희경씨가 조 명예회장에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5%를 본인이 운영하는 재단에 증여해 주면 한정후견개시 심판청구를 취하해 주겠다고 했다”면서 “2020년에 경영권을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이후 한정후견개시 심판청구를 무기로 건강한 아버지를 겁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희경씨가 재단 이사진들을 교체하고 재단을 사익집단화했다”면서 “(해당 재단에) 한국타이어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또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은 매우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 사모펀드의 단기적 이벤트에 현혹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주가가 공개매수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MBK의 공개매수를 믿지 못하는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효성그룹 계열사 효성첨단소재가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나선 것을 두고도 뒷말이 오갔다. 이를 두고 배임 소지가 있다는 조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한국앤컴퍼니 측은 “안정적인 비즈니스 관계 유지를 위한 목적”이라며 “경영권 방어와 비즈니스 안정을 원하는 본인의 큰집(효성그룹)까지 비난하는 것은 돈에 눈이 멀어 천륜을 저버리는 언행”이라고 했다.
한편 조 명예회장과 효성첨단소재는 이날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해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조 고문은 이날 “(MBK파트너스 측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한국앤컴퍼니 주식에 관한 공개매수 절차에 조희경이 응모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전날 체결됐다”고 공시했다.
이번 합의로 조 이사장이 조현식 고문의 특별관계자로 추가됨에 따라 조현식 고문과 그의 특별관계자 지분율은 29.57%에서 30.38%로 늘어났다. 조 이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0.81%를 쥐고 있다.
조 회장과 조 회장을 지지하는 특별관계자의 총지분은 47%가 넘어가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이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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