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미국 따라 우리도 금리인하? 경제 구조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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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주요국처럼 한국도 금리인하 논의에 돌입할 것이란 기대에 선을 그었다.
미국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커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기존 대출을 중심으로 고금리 효과가 지속되는 반면, 변동금리가 많은 한국은 금리인하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 물가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내년 말이나 2025년 초 물가 상승률 목표 2%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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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금리 경우 인하 효과 즉각적, 물가 안정 '위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주요국처럼 한국도 금리인하 논의에 돌입할 것이란 기대에 선을 그었다. "물가 상승률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라스트 마일(last mile·도착지까지 최종 구간)'도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 총재는 20일 열린 '2023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 기자간담회에서, "단순히 우리 물가 상승률이 더 높다고 해서 (금리를) 더 빨리 올리고 (물가 상승률이 낮다고 해서) 더 빨리 낮춰야 하는 건 아니다. 이자율 구조 등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4.0%(11월 기준)인 미국은 금리인하 얘기가 나오는데, 2.9%인 한국은 왜 못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미국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커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기존 대출을 중심으로 고금리 효과가 지속되는 반면, 변동금리가 많은 한국은 금리인하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 물가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3일(현지시간) 마지막 회의에서 내년 세 번의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이 총재는 또 "유가가 올라간 것을 얼마나 많이 물가에 반영했는지"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에너지 비용 상승을 전기·가스 요금에 뒤늦게 반영한 탓에 물가가 더디게 하락하는 측면도 있다는 얘기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21416040001524)
이 총재는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도표) 대비 시장이 과잉 반응하는 것은 아닌지 지켜봐야 한다"며 시장의 지나친 낙관론에도 선을 그었다. FOMC 이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글로벌 투자심리가 급격히 되살아났고, 그 영향으로 코스피는 이날 1.8% 상승해 3개월 만에 2,600선을 회복했다.
그는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현 수준을 오래 유지하면 상당히 긴축적인 효과를 가질 것'이라는 게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언급에 대한 제 해석"이라며 "시장이 생각하는 것만큼 파월 입장이 크게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환율 등 해외 요인이 안정돼 국내 상황만을 보면서 통화정책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이날 한은은 "물가가 목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수치상으로는 얼마 안 남았지만(1.3%포인트), 시간은 굉장히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화 둔화를 주도했던 원자재 가격 예측이 어렵고 △물가에 영향을 주는 기대 인플레이션율과 △단위 노동 비용(생산성을 감안한 노동 비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내년 말이나 2025년 초 물가 상승률 목표 2%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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