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카메라 덕분 휠체어 후진도 안심"… 장애인이 개발한 도구가 바꾼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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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유튜버 함정균씨는 국립재활원 연구원들이 만든 '후방카메라 장착 전동휠체어'에 처음 올랐던 순간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함씨는 "자동차를 주차하거나 후진할 때 후방카메라를 이용하듯, 전동휠체어에도 후방카메라가 있으면 장애인 당사자는 물론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도 훨씬 안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함씨는 "후방카메라와 모니터, 배터리가 아예 전동휠체어에 탑재된 제품이 출시되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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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제안·기술자 참여…공동 개발
371억원 투입 5개년 2기 사업도 추진
“장애인의 일상에 일대 혁명이 일어나겠군!”
장애인 유튜버 함정균씨는 국립재활원 연구원들이 만든 ‘후방카메라 장착 전동휠체어’에 처음 올랐던 순간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휴대폰과 연결된 카메라 영상을 보면서 후방 주행을 하니 어찌나 편리하던지, 마치 신세계를 만난 듯했다. 엘리베이터와 지하철처럼 비좁은 공간에선 휠체어 방향 전환이 어려워 부득이하게 후진으로 내려야 하는 탓에 시설물에 부딪히거나 사람들 발을 밟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함씨는 “자동차를 주차하거나 후진할 때 후방카메라를 이용하듯, 전동휠체어에도 후방카메라가 있으면 장애인 당사자는 물론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도 훨씬 안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재활원은 보조기기연구개발사업단 아래 ‘열린제작실’을 꾸려 몸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을 덜어주는 여러 도구를 만들고 있다. 전동휠체어 후방카메라는 이곳에서 탄생한 보조기기 54종 가운데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품목이다. 여러 장애인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당사자와 전문가가 팀을 이뤄 개발했다. 함씨도 모니터링 및 평가 과정에 참여해 직접 사용해 보면서 보완점을 제시했다. 현재는 카메라와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는 통신 불안정 문제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함씨는 “후방카메라와 모니터, 배터리가 아예 전동휠체어에 탑재된 제품이 출시되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19일 찾아간 국립재활원 열린제작실에는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단순하고 쉬운 작동법으로 손톱 깎기, 양말 신기, 포장지 뜯기, 플러그 뽑기 등을 혼자 해내도록 돕는 보조기기들이 가득했다. 몸체를 테이블에 고정시킨 뒤 손잡이에 연결된 줄을 발로 당기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안전 손톱깎이’는 특히 인기가 많다. 받침을 움직여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돋보기도 달렸다. 편마비 환자나 손의 소근육 사용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개발됐다.
깔때기처럼 말리는 기구를 이용하면 양말을 간편히 신을 수도 있다. 깔때기에 양말을 끼우고 발을 집어넣은 뒤 손잡이를 당겨 기구를 빼내면 된다. 허리를 굽히기 힘든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장애인도 해양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돕는 비치휠체어도 열린제작실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품목 중 하나다. 은선덕 국립재활원 자립생활지원기술연구팀 팀장은 “얼핏 보면 아무것도 아닌 물건 같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절실한 기기를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린제작실에서 만든 보조기기 정보는 ‘열린페이지’라는 온라인 사이트에 공개돼 있다. 해외에서 공유된 보조기기 자료도 함께 정리해 뒀다. 누구나 무료로 설계도를 내려받아 보조기기를 손쉽게 제작ㆍ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열린제작실에서 3D 프린터로 제작한 제품은 예산 내에서 신청자나 입원환자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아이디어 공모도 상시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 560건 넘게 접수됐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재활원은 20일 서울 한 호텔에서 ‘2023년 보조기기 연구개발 성과 발표회’를 열어 보조기기들을 소개했다. 복지부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2028년까지 2기 사업을 추진한다. 열린제작실을 8개 지역으로 확장해 지역에서 필요한 수요에 맞춘 보조기기를 개발ㆍ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5년간 예산 371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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