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처방 '비염·소화불량' 약도 건강보험 적용…논란의 인공눈물은?

年 7000만원 렉라자·타그리소, 1월부터 나란히 건강보험 적용돼 '340만원'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도 급여화… 年 2억→최대 1014만원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2026년까지 연장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내년부터 1차 치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연간 약 7000만원 약값이 340만원 수준이 된다./사진제공=유한양행

유한양행과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타그리소'가 내년부터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된다. 연간 약 7000만원이 들었던 약값은 내달 1일부터 340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소아 외모에 심각한 변형을 일으키는 희귀질환 치료제도 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연간 2억원이 소요되는 약값은 최대 1014만원이 된다.

보건복지부(복지부)는 20일 '제2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개최하고 이런 사안을 의결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는 EGFR 유전자 변이가 있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 사용되는 치료제다. 이날 건정심 의결로 두 약제는 내달 1일부터 1차 치료에서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렉라자와 타그리소는 지금까지 2차 치료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앞서 최소 한 차례 이상 다른 약으로 치료를 끝낸 환자만 싼값에 약을 이용할 수 있었다. 처방이 제한돼 환자들의 불만이 컸고, 국민청원 등에서 '1차 치료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특히 타그리소는 2018년 국내 허가 이후 급여 등재까지 무려 5년 이상이 소요돼 환자들의 고통이 컸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 내년부터 1차 치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연간 약 7000만원 약값이 340만원 수준이 된다./사진제공=유한양행

두 치료제의 한 달 처방 비용은 약 600만원으로 알려졌다. 연간 투약 비용은 7000만원 수준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는 약값의 5%만 부담하면 된다. 내달 1일부터 두 약제의 연간 처방 비용은 340만~350만원 정도가 된다.

소아·청소년 총상신경섬유종 치료제 '코셀루고'도 내년부터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된다. 총상신경섬유종은 어린이의 피부나 척추 신경 근처에 종양이 발생해 심각한 외모 변형을 일으키는 희귀질환이다. 신생아 몸에 커피색 반점이 발견되는 게 대표적인 초기 증상이다. 2020년 기준 국내 환자 수는 1781명으로 파악됐다.

코셀루고는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신경섬유종 환자의 유일한 치료제다. 그러나 연간 2억원이 넘는 약값 때문에 지금까지 병원 현장에서 거의 사용되지 못했다.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 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이고, 3세 이상 18세 이하'의 환자라면 내년부터 코셀루고를 건강보험 혜택으로 처방받을 수 있다. 연간 2억원 약값에서 환자는 10%를 부담하지만 이마저도 '의료비 본인부담 상한제'를 적용하면 최대 금액은 1014만원이 된다.

이날 건정심은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2026년까지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복지부는 2020년부터 첩약 비용을 줄여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진행해왔다.

내년 4월부터 요추추간판탈출증·알레르기 비염·기능성 소화불량, 3개 질환에도 첩약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대상 기관도 기존 한의원에서 '한방병원'과 '한방 진료과목 운영 병원'으로 확대된다. 환자 1인당 연간 2개 질환, 질환별로 첩약 10일분씩 2회 처방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논란이 됐던 인공눈물(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의 건강보험 적용은 당분간 유지된다. 복지부는 "일회용 점안제 전반에 대한 급여 기준 설정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 결과에 따라 추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의 급여 기준이 바뀌면 인공눈물의 환자 부담액은 지금보다 약 5배 오른 2만원대 수준이 된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