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비염·소화불량으로 한의원 가도 건강보험 적용 받는다

천선휴 기자 2023. 12. 2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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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정심,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2026년까지 연장
건보 적용 질환 3개에서 6개로 늘어…본인부담금 50%→30%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약령시장에서 상인이 약재를 정리하고 있다. 2022.9.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앞으로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한 재당 수십 만 원에 달하는 비싼 첩약 비용 때문에 한의원 치료를 기피했던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실손보험도 보장받을 수 있게 돼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오후 제2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 개정안을 의결하고 △정신질환자 지속치료 지원 시범사업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성과 △수술 전후 관리 교육상담 시범사업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먼저 이번 건정심에선 한방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개편해 2026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현재까지 3년간 운영되고 있다. 대상 질환은 월경통과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뇌혈관질환 후유증 등 3가지인데, 이 질환으로 한의원을 방문할 경우 본인부담금 50%를 내면 치료와 약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건정심을 통해 내년 4월부터는 대상 질환에 첩약 처방이 빈번하고 치료 효과가 좋은 요추추간판탈출증,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이 추가돼 총 6개 질환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뇌혈관질환후유증의 경우 '65세 이상'이라는 연령 제한 규제도 빠졌다.

또 지금까지 한의원에서 진료와 처방을 받을 경우만 건강보험 적용이 됐지만 한방병원과 한방 진료과목 운영 병원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됐다.

본인부담금 비율도 50%에서 30%로 줄어든다. 다만 급여 기준은 환자 1인당 연간 2개 질환으로 제한을 두고 질환별로 첩약은 10일분씩 2회까지 처방받을 수 있다. 그 이후 추가로 짓는 첩약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된다.

한방 의료기관의 경우 심층변증방제(질병을 파악하는 4가지 진찰 방법) 기술료가 인상된다. 처방 가능 횟수도 '하루 4건·연 300건'에서 '하루 8건·연 600건'으로 두 배 확대됐다.

쉽게 말하면 허리 디스크를 앓는 환자가 치료를 위해 한의원을 찾았을 때 해당 한의원에서 이미 8명의 건강보험 적용 환자를 받았다면 이 환자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게 된다. 8건을 넘지 않은 한방 의료기관을 찾아가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이밖에도 이날 건정심은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수술이 불가능한 3세 이상 소아·청소년의 총상신경섬유종 치료제(셀루메티닙황산염)와 국소 진행성 및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제(오시머티닙메실산염(2품목), 레이저티닙메실산염일수화물(1품목))에 건강보험이 신규 적용된다.

총상신경섬유종 치료제는 '수술 불가능한 총상 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인 3~18세 환자에게 급여가 가능하도록 설정됐다.

이 치료를 받는 환자는 1인당 투약 비용에만 약 2억800만원을 써야 했으나 이번 건강보험 적용으로 최대 1014만원만 부담하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더불어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제는 타그리소정(한국아스트라제네카), 렉라자정(유한양행) 등 두 가지 약제가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급여가 가능해진다.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1인당 연간 투약비용 약 6800만 원을 부담해왔으나 이번 건강보험 적용으로 연간 투약 비용을 약 340만 원까지 절감할 수 있다.

건정심은 △레바미피드 △아세틸엘카르티닌염산염(뇌대사개선약) △록소프로펜나트륨 △레보설피리드(위장약) △에피나스틴염산염 △히알루론산점안제 △리마프로스트알파덱스 △옥시라세탐 등 8개 성분(총 1019개 품목)을 재평가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 중 3개 (리마프로스트알파덱스, 록소프로펜 나트륨, 에피나스틴염산염) 성분의 급여 범위를 축소하기로 했다.

다만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의 경우 다른 일회용 점안제로의 전환 사용 등을 고려해 일회용 점안제 전반에 대한 급여기준 설정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을 추후로 미뤘다.

또한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재평가 결과에 따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 22개 품목을 급여 목록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제공

또 건정심은 지난 2020년부터 시행돼 온 정신질환자 지속치료 지원 시범사업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급성기 치료 활성화 시범사업은 대상자군에서 1인당 재원일수가 평균 16.2일 감소하고 외래치료유지율이 증가(11.7%)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어 시범사업 기간을 1년 연장한다.

병원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과 낮 병동 관리료 시범사업은 이용 활성화를 위해 3년 연장한다.

이밖에 외과계 일차의료를 강화하고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8년 10월부터 시행 중인 '수술전후 관리 교육상담 등 시범사업'을 종료한다. 해당 시범사업은 사업 참여율 저조, 성과평가의 한계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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