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 역대 최다 252명 승진···신규임원 10명 중 4명 40대

유창욱 기자 2023. 12. 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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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2023년 임원인사 키워드 '젊은피'
40대 신규임원 3년새 21→38%
세대교체·성과주의 기조 재확인
취임 4년차 정의선 체제 공고화
라토프·이동석 부사장 사장 승진
'인사통' 김윤구 오토에버 대표로
[서울경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인 252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2023년 하반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신규 임원 승진자 10명 중 4명을 40대로 채우며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고 사업 성과가 뚜렷한 인사를 승진 발탁하며 성과주의 기조를 분명히 한 점이 눈에 띈다. 큰 폭의 인사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은 만큼 내년에 취임 4년 차를 맞이하는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의 경영 체제도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이 20일 발표한 임원 승진 인사 대상자는 현대차 97명, 기아(000270) 38명, 현대모비스(012330) 20명 등 총 252명에 달한다. 전체 승진 임원 가운데 신규 선임 임원은 총 197명으로 이 중 38%를 40대에서 중용해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교체에 중점을 뒀다. 신규 임원 가운데 40대의 비중은 2020년 21% 수준에 머물렀지만 2021년 30%를 돌파한 뒤 지난해 35%, 올해 38%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품질과 생산 부문에서 공을 세운 인물에 힘을 실으며 성과주의 원칙도 분명히 했다. 브라이언 라토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현대차·기아 글로벌 최고 안전 및 품질책임자(GCSQO)로 임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라토프 사장은 2019년 현대차 북미법인에 합류하기 전까지 27년간 제너럴모터스(GM)에서 근무하며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GM의 내부 안전 체계를 재편한 안전 전문가다. 지난해부터 현대차 글로벌 최고안전책임자를 맡아 엔지니어링 전문성과 고객 중심의 품질 철학을 기반으로 신속한 시장 조치를 실시하면서 현대차의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왔다. 라토프 사장은 향후 현대차·기아의 차량 개발부터 생산·판매 이후까지 모든 단계의 품질 관리 정책을 총괄하며 내부 프로세스 등을 혁신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동석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겸 안전보건최고책임자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전략적 판단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과감하게 노사 교섭을 진행하며 올해도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냈으며 노조 창립 이후 사상 첫 5년 연속 무분규도 달성했다. 또한 올해 역대 국내 최대 생산 실적인 186만 대 생산을 달성하는 등 생산과 노무 관리 영역에서 두루 성과를 창출한 점을 인정받았다.

일부 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함께 단행됐다. 현대오토에버(307950) 대표이사에는 그룹 인사실장을 거치는 등 경영 지원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김윤구 감사실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김 사장은 최근 대표이사가 자진 사임한 현대오토에버의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조직과 리더십의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외부 기술 인재 영입으로 현대오토에버가 그룹의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전환에 기여할 기초 체력을 다지도록 이끄는 것 역시 김 사장의 임무다.

현대차증권(001500) 대표이사에는 배형근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배 사장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리테일 분야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리 인상기에 가계부채와 조달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관리한 전병구 현대카드·현대커머셜 경영관리부문 대표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은 인사 관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BAT그룹 최고인사책임자(CHRO) 출신의 김혜인 부사장을 영입해 현대차 HR본부장을 맡겼다. 김 부사장은 IBM·PWC 등 컨설팅 회사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해 BAT코리아 인사 관리 파트너로 합류했으며 BAT재팬 인사 총괄, BAT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인사 총괄을 거쳐 2019년 BAT그룹 최고인사책임자에 오른 글로벌 인사 관리 전문가다. 현대차의 포용적 조직 문화를 강화하고 인사 제도와 조직 문화에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전체 승진 임원의 30%를 연구개발(R&D)·신사업·제조 등 기술 관련 분야에서 발탁해 기술 인재 중용의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미래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수행할 후보군인 부사장·전무 승진자는 총 48명이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5조 원, 12조 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는 2025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의 달성과 더불어 2030년을 준비하기 위한 리더십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 및 인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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