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카카오의 고질병, 정신아 신임 대표가 풀 수 있나...?"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김우성 앵커
■ 방송일 : 2023년 12월 20일 (수요일)
■ 대담 :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
- 카카오 회전문인사 지적 계속 있어온 것
- 사법리스크 등 인적 쇄신 필요한 문제 수두룩
- 김범수 창업주의 정신아 대표 발탁 배경...의문?
- 네이버 흉내냈지만 네이버와는 다른 약한 메시지
- 결국 '신뢰'회복이 관건, 투명하게 경영해야 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김우성 앵커(이하 김우성): '활력 비타민 생생플러스'라고 했는데 정말 비타민 중요합니다. 무기질인데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고요. 외부에서 또 받아와야 됩니다. 그런데 그게 없으면 여러 가지 몸에 이상이 생기죠. 기업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정말 비타민처럼 기업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 이 시간에 준비했거든요. 일반 국민들도 기업가들도 많이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기업을 이끄는 사람의 이야기, 기업의 흥망성쇠가 담겨 있는 기업 생생 스토리. 오늘도 박주근 대표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이하 박주근):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최근에 들은 정보에 의하면 많은 기업 홍보실 및 기업 담당자분이 이 시간만 되면 오후에 원래 좀 바쁜데 라디오 켜서 듣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본인들 기업 이야기 나올까 귀를 쫑긋 세우는 알짜 프로인데. 클라이맥스 갈 때쯤 되면 후다닥 마무리하고 끝나서 좀 아쉽다고 해서 저희가 시간을 여유롭게 늘려봤습니다. 오늘은 카카오 이야기 나눠야 되는데. 일단 카카오라는 기업이 원래 카카오는 아니었어요. 일단은 카카오가 어떤 기업인지 모르시는 분들도 있으니까 좀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주근: 다른 기업들은 잘 몰라도 카카오는 다 알 것 같은데요.
◇ 김우성: 물론 다 손 안에 하나씩 갖고 있으시니까요.
◆ 박주근: 카카오를 안 쓰는 분들이 없으니까요. 김범수 회장이 네이버 NHN에 있다가 잠깐 쉬었다가 모바일로 바뀌면서 '카카오톡'이라는 걸 개발을 하고, 그 카카오톡이 아주 삽시간에 강력한 플랫폼이 되면서 그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입니다. 지금은 계열사가 150여 개가 넘는 그룹이죠. 사실은 다 기억하시겠지만 작년인가요? 카카오 먹통 사태 때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카카오가 먹통이 됐을 때 '우리나라의 세대가 나눠졌다.' 굉장히 불편하면 신세대, '문자 보내면 되지. 왜 그게 필요해?'라고 하면 구세대라고 할 정도로 카카오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밀접한지 아는 사건이 된 거죠.
◇ 김우성: 맞습니다. 그런데 사실 스마트폰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메신저가 아주 많이 나왔는데 유독 카카오만 국민 메신저가 되어버렸어요. 어떤 비결인가 수많은 분석글도 있긴 합니다만 어쨌든 여러 가지 얘기를 좀 나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카카오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으면 '나는 나이 든 세대인가'하고 자괴감 들지 마시고요. 그런데 국민들 모두가 사용하고 있고, 어떤 검찰 수사나 이런 데서도 '카카오톡 메시지 주고받은 걸 보니' 이렇게 나올 정도로 모든 국민의 삶 속에 녹아 있는데 왜 위기를 겪고 있는지. 지금 위기 쇄신한다고 대표도 바꾸고 난리거든요. 어떻게 된 겁니까?
◆ 박주근: 제가 정치 전문가는 아니지만 최근에 보면 정치도 기업도 '인적 쇄신'이 가장 화두인 것 같습니다. 카카오의 위기가 언제부터 왔느냐. 사실은 그 이전부터 있었지만 가장 최근을 보면, 지난 10월 말부터 사법 리스크가 있었죠. SM엔터의 주가 조작 사법 리스크가 있어서 그때부터 김범수 의장이 수염을 깎았습니다. 그리고 그때 김범수 의장이 인적 쇄신을 하겠다고 수차례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달 3차 비상경영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곧 인적 쇄신안을 내놓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에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카카오의 가장 큰 문제였는데요. 과거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의 먹튀 논란 아주 유명하죠. 그리고 김기홍 카카오 전 재무그룹장 법카 유용사건, 카카오 엔터 경영진의 SM 시세 조정 사건, 최근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김성수 대표와 이준호 카카오 투자전략부문장의 배임, 오지훈 카카오 자산개발실장의 건설 프로젝트 비리까지. 그러니까 결국엔 사람 문제였던 거죠. 그러니까 카카오 그룹은 벤처같이 시작해서 거대 그룹이 됐지만 경영진들은 여전히 주먹구구식 혹은 개인 회사를 운영하듯이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그 인적 쇄신안의 첫 번째 결과물로 지난주에 정신아 대표로 전격 교체한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이 얘기를 좀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얘기만 들어도 국민 플랫폼 카카오의 얘기가 아니라 '뭐 이렇게 범죄가 많지?' 할 정도로 리스크가 크고 특히 SM 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해서는 경제 쪽에서는 정말 상상할 수 없는 큰, 물론 아직 수사 중이어서 최종 결론은 안 났습니다만 정말 큰 문제입니다. 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도 기업도 사실 요즘 많은 부분들이 다 인적 쇄신 얘기를 합니다. 그만큼 사람에게서 출발한 얘기인데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 상대적으로 젊다고 할 수 있겠지만 최근 에스프레소 키워드의 대기업 임원 인사 보면 또 거기에 맞춘 것 같아요. 70년대 생이고 여성이고 이런 측면이 있는 것 같고요. 위기 카드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박주근: 정신아 대표의 내정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우선 카카오 그룹을 보면 굉장히 벤처기업 같고 개방적이고 자율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그전까지 히스토리를 보면 김범수 의장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이너서클이 아니면 절대 그 자리에 오를 수 없는 사람들 같습니다. 특히 카카오하고 네이버를 굉장히 많이 비교하는데 사실은 네이버 이해진 의장하고 김범수 의장이 비슷하게 사업을 시작했잖아요. 우리가 '네카오'라고 할 정도로. 근데 네이버를 보면 굉장히 개방적인 인사를 많이 해요. 그러니까 이해진 의장이 네이버를 창업할 때 핵심 멤버 9명은 거의 다 사라졌고 대부분 외부에서 혁신적인 인물들을 계속 들여오면서 수혈하고 그리고 그 인물들이 들어올 때마다 그 사람이 왜 들어오는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보였습니다. 가장 최근에 보면, 최수연 대표가 네이버를 이끌고 있는데. 최수연 대표가 들어올 때를 보면 '네이버가 해외로 가려고 하는구나'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고 그 메시지를 보고 주가나 투자 전략이 움직였는데. 카카오에서 이번에 선임한 정신아 대표를 보면 한 가지는 분명해요. 그게 뭐냐 하면 '지금까지 카카오 대표를 역임했던 많은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너서클은 아니구나.' 이 하나의 쇄신은 메시지가 분명한데 저는 그 외의 메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이분이 들어와서 카카오가 앞으로 주주들이나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떤 전략을 펼칠 것인가에 대한 메시지는 전혀 사실 잘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는 여성이라는 점이 약간 쇄신의 이미지가 있겠죠. 그런데 이분의 이력을 보면 보스턴컨설팅그룹, 이베이, 네이버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카오벤처스의 대표이사를 하다가 들어왔는데. 2014년부터 카카오벤처스에 합류를 했는데 이분이 지금 이거밖에 없는 거죠. SM엔터 인수전 당시에 주가 시세조정 혐의에는 조금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지금 카카오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카카오 택시 문제지 않습니까? 카카오 모빌리티의 독과점 문제에도 조금 자유롭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거죠. 지금 카카오가 여러 문제가 있는데 정신아 대표는 이런 문제에서 조금 자유로우니까 '네가 해' 정도의 메시지밖에 없다고 보는 겁니다. 카카오 이전 CEO들 중에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평을 받았던 분은 임지훈 대표라고 당시 30대 중반의 아주 젊은 대표가 앉은 적이 있어요. 2015년도인가요? 하여튼 그때 앉은 적이 있는데 사실은 정신아 대표하고 그 당시 임지훈 대표하고 아주 비슷하거든요. 그 당시 임지훈 대표가 들어올 때도 임지훈 대표는 기존에 김범수 의장의 이너서클 사람이 아니었어요. 외부에서 데리고 왔고 똑같이 이제 임지훈 대표하고 정신아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같이 일도 했고 그리고 임지훈 대표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했고 정신아 카카오대표도 벤처스 대표를 한 거죠. 그러니까 딱 그때와 데자부가 된 거죠. 카카오가 어려우니 혁신적인 인물 하나를 세워서 이 위기를 돌파해 보자는 건 읽히는데, '뭐가 혁신이지?'라는 부분에 대해서 좀 의문입니다.
◇ 김우성: 어떻게 보면 여러 가지 상황을 동시에 해결해야 합니다. 저희가 이 코너를 설명할 때도 말했지만 리스크도 관리를 해야 됩니다. 지금 카카오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사법적인 즉 기업을 이끄는 사람들이 오판하거나 혹은 잘못했던 사법적 리스크도 피해가면서 기업이 '여기 있으면 안 되고 새로운 미래로 가야 돼'라는 쇄신도 줘야 되는데. 일단은 둘러봤더니 '정신아 신임 대표밖에 없다'라고 낙점이 됐는데. '그래서 어떻게 쇄신할 건지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가 지금 일단 대표님의 말씀입니다. 이렇게 혹평을 하니까 기업 담당자들이 이렇게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실 답안지로서의 '이런 사람, 이런 인물, 이런 새로운 미래 사업 전략이나 경험을 가진 사람을 리더로 세우겠다'라는 것 말고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데. 방금 얘기하신 것도 있지만 예전에도 한번 저희한테 설명해 주셨습니다. 카카오는 의외로 굉장히 넓혔잖아요. 사업 분야도 어마어마하게 넓혔고 계열사 개수가 엄청나게 많다고 했고. 그러니까 문제를 알고 있다면 사실 답을 내기는 단순할 텐데. 이를테면 롯데그룹이나 다른 곳 얘기하실 때도 마찬가지셨잖아요. '왜 CFO를 넣었느냐. 몸집 줄이겠다는 거다. 비용 문제라든지 이런 거 구조조정 하겠다는 거다'라고 한다면 카카오도 문제는 이미 나와 있는데 그 답으로서는 지금 잘 모르겠다고 하셨단 말이죠. 그러면 어떻게 그 답을 내려야 되는지에 대한 숙제도 사실 신임 리더가 받아야 되거든요. 그런 얘기들도 좀 지적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 박주근: 우선 정신아 대표가 어제 기자들에게 질문을 똑같은 질문을 받았죠. 어떻게 실천할 것이냐. 사실 그 자리에서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살펴봐야 된다는 정도의 답만 내놨고 그리고 카카오 내에서 지금 준법·신뢰위원회(준신위)를 만들었어요. 급하게 만들어서 1차 회의를 했는데 첫 번째는 아마 신뢰 회복이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그 무너진 신뢰회복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신뢰 회복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일단 카카오 기업이라는 조직 내의 신뢰 회복이 우선인 것 같아요. 일단 직원들이 인적 쇄신을 해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는 정도니까요. 아까 서두에 설명했듯이 모럴헤저드가 너무 심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내부 통제가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신뢰 회복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청사진을 내놔야 될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지금 그러한 문제들이 터지고 있는데. 어제 당장 중소벤처기업부가 카카오 모빌리티의 철퇴를 내려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을 한 상태입니다. 과징금 270억을 때린 상태인데 그것뿐만 아니라 오늘은 또 무슨 일이 발생했냐면, 카카오페이가 미국의 증권사인 시버트를 인수하려고 지난 4월에 51%를 이미 매입을 했거든요. 근데 이게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미국에서 이야기하는 게, 10월 달에 터진 SM엔터 주가 조작 사법 리스크를 보고는 미국에서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는 메일을 보낸 거예요. 그러니까 단순한 모럴헤저드의 문제가 아니고 굉장히 기업의 비즈니스에 중요한 일이 발생한 거죠.
◇ 김우성: 대표님이 말씀하신 신뢰라는 게 물론 내부 구성원 조직 문제도 있지만 이런 것조차도 신뢰의 문제예요. '이 기업을 어떻게 믿냐.' 이렇게 나와 버리면.
◆ 박주근: 그래서 대내적이든 대외적이든 카카오의 정신아 대표가 챙겨야 될 첫 번째는 신뢰 회복입니다.
◇ 김우성: 어려운 문제입니다. 지금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구속돼 있고요. 김범수 창업자, 홍은택 당시 총괄대표도 검찰에 송치돼 있습니다. 시세 조정 문제는 자본주의 자유경쟁 시장에서 제일 나쁘게 생각하거든요. 반칙하고 룰을 속임수를 쓰거나 이랬을 때는 다른 사람들한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고 질서가 안 지켜지기 때문에 자유 시장 경쟁에서는 정말 큰 잘못입니다. 특히나 미국 기업이 보기엔 말도 안 되는 일인 거거든요.
◆ 박주근: 그렇기 때문에 이미 인수 계약을 체결했는데도 불구하고 안 된다고 한 것 아닙니까? 신뢰가 무너진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우성: 이 말을 카카오뿐만 아니라 지금 위기이거나 미래를 준비하는 모든 기업 담당자분들이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신뢰의 문제가 결국 기업의 생사의 문제입니다. 국민이 믿을 수 있느냐. 시장에서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카카오 정신아 신임 대표에게 굉장히 무거운 숙제가 내려져 있네요. 아까 네이버 얘기도 해 주셨지만, 네이버도 여러 위기가 있었죠. 침체도 있었고 성적이 좋지도 않은 상황도 있었는데 결국은 최수연 대표 카드가 좀 성공했다고 보잖아요? 해외라는 전략도 있었고요.
◆ 박주근: 네이버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역대 CEO들을 보면 우선 김상현 네이버 대표이사는 체계를 잡았던 사람이고. 한성숙 대표는 홍보팀, 엠파스 등을 거친 분이에요. 그리고 나서 이분은 네이버의 검색엔진 기업에서 벗어난 일을 했어요. 커머스하고 콘텐츠를 키운 분이 한성숙 대표입니다. 여기까지 키우고 나니까 이해진 회장이 보기에는 '이 정도면 국내에서 할 건 다 했어. 해외로 나가야 돼.' 그리고는 앉힌 사람이 최수연 대표거든요. 최수연 대표가 원래 인수합병 전문 변호사 출신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적임자로 봤었고, 네이버가 포쉬마크를 인수했죠. 그리고 내년에 있을 네이버 웹툰을 미국에 상장을 합니다. 그러니까 포쉬마크 인수를 해서 커머스 시장을 잡고, 웹툰을 미국에 상장해서 국내에 머물러 있는 웹툰을 지렛대로 한번 글로벌로 나가보겠다는 전략이 분명히 보이거든요. 이렇게 CEO가 바뀔 때는 항상 메시지가 분명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현재의 문제나 현재의 포텐셜을 어떻게 넓혀갈 것인가 메시지를 줘야 되는데 지금 카카오의 대표 변경은 쇄신 정도의 이미지도 강하지 않은데 뭘 하겠다는 것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 김우성: 축구 경기에 좀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를 교체 선수로 투입했을 때 그때 스포트라이트가 가해집니다. 모든 팬들이 '감독이 수비를 강화해서 더 이상 실점하지 않겠다는구나'라고 봅니다. 그러면 수비수는 들어가서 공격수 라인에 서 있지는 않거든요. 수비를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정신아 대표는 지금 사내 문화라든지 여러 가지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여태까지 논란이 되었던 사업을 축소한다든가 아니면 조금 더 카카오가 경쟁 우위에 있는 주력 산업에서 더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가겠다든가 아니면 여러 가지 그간 사업 리스크가 있는 부분을 과감하게 해결하겠다는 말들이 나와야 되는데, 아직까지는 물어보면 '그런 답은 없다.' 이런 말입니다. 듣다 보면 IT쪽은 또 어려울 수 있으니까요. 제가 말을 덧붙여서 말씀을 드려봤습니다. 근데 사람 문제는 사실 지금 카카오 얘기를 하지만 좀 보편적이기도 합니다. 해결하기가 어렵잖아요. 왜냐면 그 안에 다 인적 관계든 네트워크든 이게 겉으로 보면 회장님이 나서서 정리될 것 같지만, 사실 제가 알기로는 사전 준비도 필요하고 물밑에서 조용히 움직여야 되고 많은 일들이 필요하다고 하거든요. 근데 지금 카카오 문화만 들어봐도 정신아 신입 대표가 '사내 정치하는 사람 승리하는 거 안 좋아한다'라는 말까지 했어요. 이거 만만치 않은 문제거든요.
◆ 박주근: 카카오 역사가 말해주죠. 아마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그 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 쓴 것 같아요. 카카오가 기업의 문을 연 지 10년이 조금 넘었거든요. 역사를 잠깐 보면, 이미 덩치는 대기업 집단과 맞먹죠. 20위권 안에 들어가니까요. 그런데 지금까지의 인사를 보면 회전문 인사입니다. 특히 카카오의 이전 대표들을 보면 그게 분명히 보이는데. 일단 김범수 의장과 NHN이라는 기업에서 동고동락했던 사람만 대표이사로 살아남았습니다.
◇ 김우성: 사실 이해진 의장도 삼성SDS 출신이고요. 김범수 의장도 삼성SDS 출신이죠.
◆ 박주근: 여민수 전 대표, 조수용 전 대표 그리고 홍은택 현 대표가 모두 NHN부터 김범수 창업주와 함께 했던 분들이고요. 남궁훈 전 대표의 경우는 김범수 창업주하고 한게임을 같이 했습니다. 이런 거죠. 여민수, 조수용 대표에서 남궁훈 대표로 바뀔 때 어느 누구도, 투자자도 '남궁훈 대표는 한게임 출신이니까 카카오가 게임에 집중하겠구나'라고 메시지를 읽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문제인 거예요. '저 사람은 그냥 김범수와 가까우니까 앉았구나.' 이게 문제인 거죠. 그러니까 카카오에 투자하고 있는 분이 국민 중에 200만이 넘는단 말이에요. 근데 이런 식으로 메시지를 주면 어느 투자자도 CEO가 바뀐 것에 대해서 전혀 매력을 못 느끼는 거고 남궁훈 대표가 먹통 사태때 문제를 일으키고 나니까 홍은택 대표로 바꿨단 말이에요. 홍은택 대표로 바꿨을 때도 혁신의 이미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거죠. '저분도 NHN 출신이니까 앉았구나.' 거기서 뭔가 새로운 포텐셜이 보이지 않는 거죠.
◇ 김우성: 구조를 깨는 거를 신임 대표에게 일임해서 될 일도 아니고요. 김범수 창업주의 직함이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입니다. 이 경영 쇄신은 결국 김범수 본인이 하셔야 되는 거군요.
◆ 박주근: 이렇다 보니까 실제 카카오의 노조에서도 올해 8월에 김범수 창업주에게 직접 이야기했습니다. '이건 창업주가 초래한 인맥 경영의 한계다.'
◇ 김우성: 세게 얘기했네요.
◆ 박주근: 카카오라는 기업은 어떤 혁신의 아이콘 같은 기업인데 내부의 인력 운영 방식은 굉장히 오래된 재벌기업 같이 가까운 인맥 경영을 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거 아니냐. 그리고 스톡옵션 행사라든지 여러 가지 모럴헤저드도 그러니까 터진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미국을 보고 저희가 증시를 얘기할 때는 계속 AI가 등장합니다. 이거에 발 빠르게 맞춰야 될 플랫폼, IT 기업이 바로 네이버, 카카오 이런 회사들인데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지금. '환골탈태' 이 말을 그대로 풀어보면요. 뼈도 바꾸고 껍질도 완전히 벗어서 새로운 걸로 만들어야 된다는 소리입니다. 아예 바뀌어야 된다는 소리거든요. 갑자기 이건희 회장이 떠오르긴 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방향성이라든지 이런 얘기들. 앞서 숙제는 얘기해 주셨고 여러 기업들을 보고 미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많으시잖아요. 좀 조언을 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 박주근: 우선 카카오의 경영 전략적 측면에서 보면 네이버하고 비슷한 딜레마에 빠져 있는 거죠. 초두에 말씀드렸듯이 카카오를 쓰고 있는 사람들의 플랫폼을 활용해서 모든 비즈니스가 이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까 카카오를 쓰는 사람은 대한민국 사람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글로벌로 못 나가는 거죠. 당연히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거고 이 플랫폼으로 돈을 좀 더 벌려고 하다 보니까 골목 상권까지 계속 침해할 수밖에 없는 구조. 이 구조적 한계에 봉착한 거죠. 그러다 보니까 글로벌로 나가는 것은 필연적인 의무가 됐는데 '뭐로 나갈래?'라는 질문을 받았을 거고 그 질문에 대해서 카카오는 아마 K-컬쳐가 유명하니 엔터 사업으로 교두보를 확보해 보자고 해서 무리해서까지 SM을 인수를 하게 된 거죠. 이게 현재까지의 카카오입니다. 그러면 그 이후 이제 AI가 들어올 것이고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는데 분명한 건 카카오톡은 다른 메시지와 분명한 차별화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선물하기' 같은 서비스가 있죠. 굉장히 차별화된 거 많이 나와요. 예를 들어서 K-컬쳐와 합쳐졌을 때 이런 게 발생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한 명이 한국의 BTS나 유명 연예인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면, 카카오톡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 김우성: 통하는 길이 그거밖에 없는 거죠.
◆ 박주근: 그러면 새로운 비즈니스가 분명 발생하거든요. 그러니까 포텐셜이 무궁무진하다는 건 분명한데 문제는 경영진들이 이 바쁜 시기에 모럴헤저드에 빠졌다는 게 문제인 거죠. 비즈니스 전략은 그렇고 인적 쇄신이나 내부 통제는 굉장히 바뀌어야 합니다. 특히 투명성이 굉장히 확보돼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준신위에서 이야기하는 걸 보면 '주요 경영 활동에 대한 사전 점검을 다 하겠다. 그리고 준법 프로그램 감독을 하겠다. 핵심 의사결정 조직의 감독을 진행하겠다'라는 건 지금까지 김범수 의장이 그 많은 계열사의 경영을 개별 계열사 대표에게 일임했다면 이걸 다 감시하겠다는 걸로 바뀌는 거죠. 그러면 감시는 될 수 있을지 모를지언정 카카오라는 그룹의 특색에는 굉장히 제어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 자율성이 새로운 벤처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 건 맞거든요. 그러니까 이걸 어떻게 조화를 시킬 것인가는 내부적으로 굉장히 숙제로 맞을 것입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진출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당연한 숙제로 맞을 것이고, 올해는 카카오가 실적이 안 좋았지만 내년에는 카카오 실적이 좀 나아질 게 분명합니다. 여러 상황을 봤을 때 주가도 그렇고. 문제는 주가가 좀 더 높아지고 실적이 좋아지면 이러한 쇄신안들이 또 묻힐 가능성도 있어요. 그러니까 경계심이 늦춰지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전화위복으로 만들 것인가가 앞으로 카카오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저는 다시 한 번 강조하겠습니다. 저는 대표님이 여러 기업들, 대한민국의 정말 많은 기업들의 리더십과 구조와 사람과 사업을 보고 계시기 때문에 이 말을 근거로 '외부에서는 이런 변화의 얘기도 들립니다'라고 오픈하셔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한민국 기업들이 투명하다는 말은 남의 말이 쉽게 들어와서 그게 의견이 전달된다는 거잖아요. 그랬을 때 변화가 있기 때문에 박주근 대표님의 얘기가 또 생생플러스에서 전한 얘기가 우리 국민들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이런 기업들에게 약간 따끔한 일침이지만 몸에 좋은 치료제처럼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 박주근: 네 고맙습니다.
◇ 김우성: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였습니다.
YTN 김우성 (wskim@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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