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새 얼굴'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콘셉트 실종" [2024 총선 관전포인트(4)]
국민의힘, 민생 강조·청년 집중
민주, 전문성·대정부 투쟁 강화
인재풀 좁아 컨벤션 효과 없어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총선정국을 뒤집을 수 있도록 약점인 민생과 청년을 부각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각 분야 전문가를 영입해 전문성 확보에 나서거나 윤석열 정부와 반대되는 인물을 내세우며 대정부 투쟁 모토를 부각시킬 방침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양당의 인재영입 과정에서 핵심 정체성이나 주제가 실종돼 정치불신만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생·청년' 與, 전문성 野
국민의힘은 인재영입을 통해 집권여당으로서의 프리미엄을 강조하기 위한 민생을 부각시키고 당의 주요 약점으로 꼽히는 청년들을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1차 인재영입에서 100만부 이상 판매된 '삐뽀삐뽀 119'로 부모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끈 하정훈 의사와 각종 매체를 통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이 민생전문가로 영입됐다. 2차 영입에선 청년을 주로 강조했다. 특히 MZ세대인 △심성훈 가치임팩트 대표(1995년생) △정혜림 KAIST 재학생(1992년생) △김금혁 보훈부 보좌관(1991년생) 등을 내세웠다.
여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지형을 인재영입으로 뒤집으려는 모양새다. 집권여당임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으로 불리한 국회 지형을 타개하기 위해 인재영입위는 집권여당으로서 가질 수 있는 정책적 측면을 강화한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당의 약점으로 꾸준히 지목되어 온 청년계층에 호소력을 높이고자 청년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이러한 이유로 당의 약점들을 채우기 위해 인재영입을 발표할 때 여러 명을 한꺼번에 발표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으로서 정부의 기조와 반대되고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해줄 수 있거나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한 인물들을 내세우며 여당과 차별화에 나섰다.
민주당은 1호 영입으로 기후·환경 전문가인 박지혜 변호사, 2호 영입으로 NC소프트 임원 출신 이재성씨가 영입됐다. 박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 기조를 폐기하고 원전 확대에 나선 정책을 겨냥하기 위한 인재로 보인다. 이씨는 게임뿐만 아니라 비대면 교육과 자율주행 스타트업 대표를 지낸 만큼 윤석열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한 것에 대한 대항마로 보인다. 특히 3호 인재로 류삼영 전 경찰총경이 영입됐는데, 류 전 총경은 지난해 7월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설치를 반대했다가 징계 및 좌천을 당하자 경찰을 떠난 바 있다. 민주당은 류 전 총경 영입으로 윤석열 정부가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있다며 대정부 투쟁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컨벤션 효과 사라져" 비판
여야는 모두 이번 인재영입을 통해 단기적으로 국가와 국민이 되는 인물, 장기적으로 각 당과 정치의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 관계자는 "이번 인재영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의정활동 기회가 주어졌을 때 각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최우선으로 보고 있고, 길게 정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도 영입된 인재가 내년 총선 후에도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당과 정치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재를 찾기 위해 지역구에서 오랜 기간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야 모두 장기적 시각을 가지고 인재영입에 나섰음에도 일각에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20대와 21대 총선을 앞두고 양당이 비정치권 인물과 청년, 의료계 등 사회적 의제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사회적 의제가 실종됐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양당의 인재영입을 두고 "인재영입의 구체적인 콘셉트가 실종됐다"며 "인재영입이 있을 때마다 컨벤션 효과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다 사라졌다. 인재들이 정치권에 대한 불신으로 오지 않으려는 것과 인재의 불분명한 문제로 인해 인재의 풀이 좁아진 탓"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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