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양도세 논의에 혼란…개미, 일주일새 5조 순매도 폭탄

배영경 2023. 12. 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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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주주 양도소득세 완화 논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자산 규모가 큰 사람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주가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다"면서 "최근 개인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연말 대주주 세금 회피성 매물 성격이 확실히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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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7거래일간 4조9천억 '팔자'…삼성전자 등 대형주 매도세 집중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 2021.9.27 [촬영 류효림]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정부의 대주주 양도소득세 완화 논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주주 기준을 피하려면 12월 마지막 거래일의 2거래일 전까지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올해의 경우 늦어도 오는 26일까지 주식을 팔고 2영업일 뒤인 오는 28일 실제 결제가 이뤄져야 하므로 오는 26일이 주식 매도의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오는 26일을 불과 4거래일 앞둔 이날까지도 대주주 기준 완화에 대한 구체적 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최근 개인들이 대거 매도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근 7거래일(12월 12∼20일·이날은 시간외거래 미반영) 동안 개인들의 순매도 규모는 유가증권시장이 약 4조6천800억원, 코스닥시장이 약 2천400억원 등 총 4조9천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7거래일(12월 1∼11일)에 유가증권시장(약 4천900억원 순매도)·코스닥시장(2천500억원 순매수)에서의 개인 순매도 규모가 총 2천400억원임을 고려하면 일주일 새 순매도 규모가 그야말로 '폭증'한 셈이다.

최근 7거래일간 개인 순매도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기아, 코스닥시장에서는 HLB·셀트리온헬스케어·에코프로 등이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자산 규모가 큰 사람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주가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다"면서 "최근 개인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연말 대주주 세금 회피성 매물 성격이 확실히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투자자들은 연말을 앞두고 정부와 대통령실의 기류에 촉각을 세워왔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고액 투자자에 대한 양도세 기준 완화를 현재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개인들은 금리 인하 논의를 공식화한 미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호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14∼15일 1조원 이상씩 순매도에 나섰다.

그러나 대통령실에서 대주주 기준액을 50억원으로 높이는 방식의 양도소득세 완화 방안을 이번 주 초 발표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지난 19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대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완화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자 최근 상장된 LS머트리얼즈·에코프로머티를 비롯해 올해 개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수익률도 높았던 2차전지 종목들이 이번 주 재차 급등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연말 일시적 수급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라는 경고가 나온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요건 완화의 결과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펀더멘털(기초여건)과는 무관하게 수급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표1] 최근 개인 시장별 순매수·순매도 규모

(단위:억원)

※ 마이너스(-) 표시는 순매도

[표2] 개인 순매도 최근 7거래일 시장별 상위 종목

(단위:천원)

(자료=한국거래소)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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