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은 콜로라도州 "내란선동, 대선 자격 없어"
트럼프측 "인정 못해…상고"
향후 연방대법 결정에 따라
나머지 50개 주 영향 끼칠듯
"유권자 아닌 대법원이
미국대통령 결정할 판"
반사이익 기대되는 헤일리
"트럼프와 정정당당히 싸울것"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향후 연방대법원이 주법정 판결의 효력을 인정하면 미국 50개 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 자격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올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고 투표용지에서 그를 제외할 것을 주 정부에 명령했다.
주 대법관들은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 당일과 이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인 행동이 내란에 가담한 것으로 인정되며, 내란에 가담한 공직자가 다시 공직을 맡지 못하는 수정헌법 제14조 3항에 따라 그가 공화당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콜로라도주의 공화당 대선 경선일은 내년 3월 5일로, 여러 주의 경선이 몰려 있어 '슈퍼 튜스데이'로 불린다.
미국 법원이 수정헌법 제14조 3항을 대통령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데 사용한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주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방해하기 위해 폭력과 불법행위를 선동하고 장려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는 콜로라도주를 제외하고도 조지아주 등 21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투표용지에서 제외하기 위한 소송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처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 자격 박탈 판결이 콜로라도주 대법원에서 나온 것으로, 이 소송의 결과가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트럼프 캠프는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놀랍지 않게도 민주당이 임명한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판결을 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선거에 개입하려는 좌파 단체의 계략을 지지했다"고 비난했다.
이렇게 되면 내년 미국 대선의 향배를 사실상 연방대법원이 결정하는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출마 자격을 연방대법원이 결정하게 될 텐데, 경선과 대선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연방대법원은 빠르게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연방대법원이 콜로라도주 대법원 결정을 인정하면 다른 주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수정헌법 제14조를 발동시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경선에 출마하는 데 제동을 걸 수 있다. 이 경우 각 주의 국무장관이 그의 경선 출마를 금지하는 절차를 밟는다.
다만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항소할 수 있도록 이번 결정의 효력을 내년 1월 4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트럼프 측이 항소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효력은 유예된다. 콜로라도주 관계자들은 공화당 경선 투표용지를 인쇄 마감일인 내년 1월 5일까지는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불리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항소를 통해 시간을 끌 수 있고, 연방대법원에서는 보수와 진보 성향을 띠는 판사 비중이 6대3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콜로라도주 경선에 나오지 못한다고 해도 다른 주 경선에는 출마가 가능하며, 여기서 얻은 표로 충분히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 있다. 콜로라도주는 전형적인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곳이다.
릭 하센 UCLA 법대 교수는 이번 판결이 2000년 부시 vs 고어 사건을 연상시킨다며 "다시 한번 연방대법원이 미국 대통령 선거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권자가 아니라 법정에서 대통령을 결정짓게 생겼다는 의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서 이번 판결이 '선거 개입'이라며 즉각 비난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베일에 가려진 당파적 공격에 불과하다"며 "연방대법원이 이 무모한 판결을 뒤집어 미국인에게 차기 대통령을 선출할 권리를 부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뒤를 쫓고 있는 공화당 경선 주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아이오와주에서 선거운동 도중 판결을 접하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를 공정하고 정정당당하게 이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 서울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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