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에 직접적 위협" 日제철, US스틸 인수 후폭풍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3. 12. 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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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이 미국 대표 철강기업 US스틸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북부 중공업 지역인 '러스트벨트'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의원들은 일본제철은 미국에 철강제품을 덤핑한 전례 등 일본에 충성하는 기업이라며 "미국 내 철강 생산이 국가안보에 필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US스틸은 미국이나 다른 시장에서 일본제철과 경쟁하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최상의 조합"이라며 "양사의 장점을 결합해 세계 최고의 철강사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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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치권·러스트벨트 반발
공화의원들, 옐런장관에 서한
"철강은 국가안보에 필수"
하시모토사장 "中견제 공급망,
세계최고 철강사 만들겠다"

일본제철이 미국 대표 철강기업 US스틸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북부 중공업 지역인 '러스트벨트'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해외 자본이 중공업 경제의 핵심인 철강산업을 인수한다는 거부감에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일본 측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따라 시장 경쟁 측면이나 국가안보에 우려가 있느냐'는 질문에 "규제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일반론을 전제로 "조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 제조업과 노조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미국 철강노조의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며 "기업 간 경쟁이 있어야 소비자 비용이 줄고 노동자 임금이 증가한다는 것을 바이든 대통령은 안다"고 덧붙였다.

CFIUS는 외국인이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할 때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대통령에게 거래 불허를 권고할 수 있다. 최근 CFIUS는 중국의 미국계 반도체 기업 투자를 막아선 바 있다.

중공업 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JD 밴스(오하이오), 조시 홀리(미주리) 등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3명은 이날 CFIUS 위원장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반대 결정을 요청했다. 의원들은 일본제철은 미국에 철강제품을 덤핑한 전례 등 일본에 충성하는 기업이라며 "미국 내 철강 생산이 국가안보에 필수"라고 주장했다. 조 맨친 상원의원(민주당·웨스트버지니아)도 "우리 국가안보에 직접적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밥 케이시 상원의원과 존 페터먼 상원의원도 인수에 반대했다.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의원(오하이오)은 US스틸을 매각해야 한다면 오하이오주에 있는 미국 철강회사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본제철 측은 중국을 견제하면서 미국과 함께 세계 최고의 철강업체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날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 목표는 경제안보다. 중국을 염두에 두고 철강을 위한 공급망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US스틸은 미국이나 다른 시장에서 일본제철과 경쟁하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최상의 조합"이라며 "양사의 장점을 결합해 세계 최고의 철강사로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US스틸은 한때 세계 1위 기업이었지만 1960년대부터 일본과 독일 등에 경쟁력이 뒤처지면서 매각 절차를 밟았다. 인근 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주 등이 '러스트벨트'라는 오명을 얻은 것도 철강산업 부흥에 이은 쇠락 때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철강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외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

CNN은 바이든 행정부가 정치권 반발에도 주요 동맹국인 일본의 자본 투자를 막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 최대 로펌 스캐든 소속 마이클 라이터 CFIUS 총괄은 "일본의 미국 기업 인수에서 그런 일은 일어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일본과 통상 갈등이 고조된 1980~1990년대에도 없었다"고 전망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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