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헌정사상 최다 의원 발의했지만···막판 진통 겪는 달빛 고속철도 특별법안

달빛 고속철도 특별법안, 막판 진통
헌정사상 261명이라는 최다 의원이 발의한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 교통법안심사소위가 12월 19일 줄다리기 심사를 벌였지만 끝내 정부와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부분을 또 문제 삼았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조문에 예타 면제 내용을 없애고 '신속예타를 통해 추진한다'라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대구시와 광주시가 거부했습니다. 

‘신속예타’는 2022년부터 도입된 제도로, 시급성이 인정되는 사업에 대해 최장 2년이 걸리는 예타 기간을 대폭 단축해 6개월 정도로 끝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으면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올 게 뻔하기 때문에 대구시와 광주시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조항이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구-광주 간 철도 건설은 예타 때문에 지금까지 번번이 좌절을 겪었습니다. 

단선으로 할지 복선으로 할지도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줄다리기 끝에 단선으로 하되 복선 건립에 대비한 땅을 마련해 놓자는 중재안이 나왔지만 이번엔 국토교통부가 거부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국회의원은 "복선 부분 이 부분은 대구시라든지 아니면 광주시도 절대 물러서지 못하는 어떤 그런 상황이다 보니까 정부 부처에서 참 난감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내 통과 분수령은 12월 21일 심사
결국 여야 의원들은 12월 21일 오전 법안 심사를 위한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습니다.

정부 측에 마지막 회의임을 통보하며 중재안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법안소위 심사를 빠르게 끝낸 뒤 국토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킨다는 계획입니다.

21일 있을 법안심사소위에서는 특별법안을 통과시킬 것인지 결정하기 위한 표결이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소위는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국회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6명, 국민의힘 강대식 국회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4명 등 10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 10명은 특별법안의 공동 발의자로 모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별법안이 내일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 연내 국회 통과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12월 27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8일 본회의에 상정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가 있는 법률안이 워낙 많아 여기서 심사가 오래 걸릴 경우 27일 법사위 통과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12월 28일은 2023년도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입니다.

따라서 21일 법안소위, 27일 법사위, 28일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통과해야 연내 제정이 가능합니다.

기획재정부 장관 인사청문회서도 도마 위에 올라
12월 19일 열린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인사청문회에서도 달빛 고속철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국회의원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은 경제성을 따져선 안 된다며 예타 면제를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주 의원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왔지만, 추진한 뒤 수익성이 좋은 사업들을 예로 들었습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예타 면제로 건설된 강릉선 KTX의 경우 B/C(비용편익분석)가 0.11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연간 500만 명이 이용하는 수익 노선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B/C가 1보다 작게 나오면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1보다 크게 나오면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KTX 호남선 역시 B/C가 0.39에 불과한데 균형발전 차원에서 예타 면제 받아서 건설했더니, 지금은 광주 송정역 역사가 비좁아서 증축해야 될 정도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주 의원은 "당진-영덕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인 상주-영덕 고속도로도 B/C가 0.56밖에 안 나와서 경제성 없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개통 전 680만 명이던 영덕 관광객이 개통 2년 만에 2천만 명 이상 되었다"라며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틀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도권 중심으로 너무 발전하고 있고 그다음에 지역 어떤 갈등 문제도 있고 해서 이 달빛 철도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결론을 내고 해야 된다"라며 "예타를 해봤을 때 부족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최 후보자는 "거꾸로 또 예타가 통과된 것 중에서 또 그렇지 않은(수익성이 좋지 않은) 곳도 있을 테니까 그런 전체적인 것에 대해서 제도를 저희가 좀 면밀히 봐서 그걸 어떻게 하면 가장 합리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포퓰리즘 논란?···"동서 화합과 균형발전이 목표"
헌정사상 최다 의원이 발의해 놓고도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포퓰리즘 논란' 때문입니다.

2024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예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달빛 철도는 고질적인 영호남 갈등을 극복해 동서 화합을 이루는 한편,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