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명 사망' 스텔라데이지호 선사 대표 금고 5년 구형

나머지 6명 금고 3~4년 구형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유가족은 20일 부산지법 앞에서 피켓시위 및 기자회견을 열고 폴라리스쉬핑 대표와 임직원들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2023.12.20/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2017년 철광석을 싣고 중국 칭다오로 이동하다 남대서양에서 침몰해 실종자 22명을 낸 '스텔라데이지호 참사'와 관련해 선사 대표와 임직원이 금고형을 구형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20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폴라리스쉬핑 선사 대표 A씨와 임직원 6명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대표 A씨에게 금고 5년,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금고 3~4년을 구형했다. 금고형은 노역을 강제할 수 있는 징역형과 달리 노역이 강제되지 않는다.

검찰은 침몰의 주요 원인으로 △화물칸에 불균등하게 화물을 싣는 격창적재 방식 운행 △불법 설치한 화물창 배수시설 △격벽 변형 등 침몰 전조 증상 무시 등을 주장했다.

검찰은 “빈 공간으로 두었어야 할 공간에 화물 배수시설을 불법으로 설치해 본래보다 선박이 1~2cm 더 물에 잠겨 있었으며 이로 인해 선체 부식이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균일적재·양하 방식으로 승인된 선박을 격창적재·양하 방식으로 4회 운영하며 특정 부위에 지나친 하중을 초래해 내부 선체 구조에 균열을 야기했다”며 “선체 하부 강도 보강도 하지 않은 채 격창적재·양하 방식으로 반복 운행하면서 누적된 결함이 어느 시점에서는 선체의 강도 구조를 파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스텔라데이지호와 같이 격창적재·양하 방식으로 운행된 스텔라유니콘호와 코스모호는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직후 모두 폐선됐다.

이에 피고인 변호인 측은 “격창적재와 격창양하는 선체 구조에 미치는 영향의 측면에서 다른 개념으로 구분해야 하고 스텔라데이지호의 경우 격창적재에 비해 선체구조에 부과되는 하중이 현저히 낮은 격창양하를 일부구간에서만 실행됐다”고 반박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고 미수습자 허재용 씨의 누나 허영주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이날 증인심문에서 “피고인들은 지난 7년간 반성의 기미와 피해회복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서 “유족은 그저 사건 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양 업계 선원들이 안전을 지킬 수 있게끔 법과 제도가 개선되는 것을 원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5일 부산지방해양안전심판원은 스텔라데이지호 운항사인 폴라리스쉬핑에 선박 유지·보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선급의 설계 승인 사항에 맞는 선박 운항을 하라는 시정 명령을 내렸다.

한편 스텔라데이지호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톤을 적재한 상태로 중국 칭다오로 항해하던 중 2017년 3월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사고로, 승선원 24명 중 22명(한국인 8명, 필리핀인 14명)이 실종됐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