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둔화"… 금리인하 앞당겨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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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효과가 이어지며 올해 3.6%로 관측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 말 2% 선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인건비 상승률이 시간을 두고 안정되고 서비스 물가가 잡혀 근원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며 "연준이 내년 5월께 금리를 인하하고, 한은은 이르면 내년 7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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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까지 3%대 기록
2025년 2.1%로 목표치 근접
美금리 인하 전망 확산에
韓도 내년 피벗 가능성 커져
전문가 "내년 7월 인하할 듯"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효과가 이어지며 올해 3.6%로 관측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 말 2% 선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다. 물가 안정 목표치에 다가서는 수준으로 물가가 낮아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국내 물가가 안정권에 접어들면 한은도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한은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월 중 전월(3.3%)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진 뒤 추세적으로 둔화하며 내년 말로 갈수록 2% 부근에 근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률은 내년 상반기 3.0%를 기록한 후 하반기에 2.3%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2025년에는 2.1%로 한은의 물가 목표치(2%)에 바짝 다가선다.
한은은 "앞으로 물가 상승률은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수요 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공급 충격 영향도 점차 줄어들면서 완만하게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연준이 내년 중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미국이 더 이상 금리를 확실히 올리는 건 아니라는 기대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됐고, (한국도) 제약 조건이 풀려 국내 요인을 봐가며 통화 정책을 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한은이 금리 인하에 시동을 걸 것으로 내다봤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인건비 상승률이 시간을 두고 안정되고 서비스 물가가 잡혀 근원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며 "연준이 내년 5월께 금리를 인하하고, 한은은 이르면 내년 7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도 "한국이 내년 7월부터 기준금리를 세 차례 정도 인하해 2.75%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물가 안정과 금리 인하 경로를 가로막는 최대 위험 요인은 국제유가다. 일단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유가가 올해 배럴당 82.6달러에서 내년 84.5달러로 소폭 오른 후 2025년에는 75달러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은은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과 지정학적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다시 오르면 물가 상승 둔화 흐름이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예멘의 친이란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자 19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날보다 1.34% 오른 73.44달러에 마감하며 이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여전히 물가 오름세가 목표 수준을 크게 웃돌아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면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크고 노동비용도 여전히 높아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라스트 마일'(목표에 다가서기 위한 마지막 구간)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주류, 대중교통 요금, 여행·숙박을 비롯한 개인서비스 가격 둔화폭이 주요국에 비해 크지 않고 임금 상승률이 높다는 점도 물가 둔화의 발목을 잡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정환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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