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에 갇힌 한국대학 … 지역사회 연계는 커녕 규제와 전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교육부가 그동안 대학 규제 개선을 담당하던 '대학규제혁신국'을 폐지했다.
대학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지만 정부의 각종 규제로 대학 발전은 정체되고 있다.
대학들이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기업, 지역사회와 협력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미국식 시스템은 고사하고 한국은 여전히 규제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학들은 교육부의 '규제 본능'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학생 선발 규제를 해소해 달라고 한목소리로 요구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학생 선발·등록금 규제 여전
재정난 심각…교육 질 저하
"고교 땐 호텔 수준 기자재
대학 오면 여관방급" 자조
학생들은 취업 사교육 내몰려
◆ 퓨처스쿨코리아 ◆
최근 교육부가 그동안 대학 규제 개선을 담당하던 '대학규제혁신국'을 폐지했다. 남은 과제는 '인재정책실'로 관련 기능을 이관해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학 규제 해소에 속도를 내면서 학과·학부와 무관하게 신입생을 통합 선발하는 식으로 여러 규제가 해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대학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학생 선발과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등록금 규제다. 대학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지만 정부의 각종 규제로 대학 발전은 정체되고 있다. 세계 대학 순위에서 국내 순위는 계속 제자리걸음이다. 영국 QS랭킹 100위 안에 든 국내 대학은 2016년 5개, 2020년 6개, 2024년 5개로 지지부진하다.
대학들이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기업, 지역사회와 협력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는 미국식 시스템은 고사하고 한국은 여전히 규제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학들은 교육부의 '규제 본능'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학생 선발 규제를 해소해 달라고 한목소리로 요구한다. 최소한 수능을 자격고사로 만들고 이후 선발 과정은 대학에 재량을 달라는 것이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는 "지방대는 대학 소멸 위기가 심각한데 대학마다 특성화하고 이에 적합한 인재를 뽑아야 생존할 수 있다"며 "지금 대학 정원도 못 채우는 판인데 대학이 스스로 끌고 나갈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이 원하는 학생을 선발해도 재원이 없으면 혁신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대학의 재정난은 곧 교원 채용, 인프라스트럭처를 비롯한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사립대 교원 연구비는 2012년 5336억원에서 2021년 4212억원으로 감소했다. 학생 실습비는 같은 기간 2075억원에서 1501억원으로, 도서 구입비는 1480억원에서 1117억원으로 줄었다. 대구에 있는 한 공립대 관계자는 "기자재 노후화 문제는 지방 사립대들이 특히 심한데, 비유하자면 고등학교 때 호텔에서 수업을 했다면 대학에 와서는 여관방에서 수업을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대학은 입시정책 외에도 학제 개편, 법인 규제를 비롯한 제한을 풀어 달라고 주장한다. 대학 관계자들은 최소한의 금지 조항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허용해주는 네거티브 규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고등교육을 책임지는 대학이 제구실을 못하다 보니 '좋은 직장'이라는 취업시장과의 연결고리도 끊어진 지 오래다. 학생들은 취업 사교육에 내몰리면서 대학과 인재 경쟁력이 동반 추락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지난해 범유럽권 설문조사 '유로스튜던트 Ⅶ'에 따르면 유럽 28개국의 대학생들은 강의 시간을 제외하고, 매주 평균 19시간씩(2018~2021년 기준) 공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학부 신입생이 주 14.8시간, 4학년이 주 15.8시간(2022년·NSSE 기준) 공부하는 반면 한국 대학생의 평균 공부 시간은 주 11.7시간(2019년·통계청 기준)에 불과하다.
▷ 매일경제가 교육개혁을 포함해 한국 사회의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고용, 혁신, 성장, 지방 위기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 인재 시스템 개조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이와 관련한 의견이나 제언이 있는 독자들은 이메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지안 기자 / 문가영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두 눈을 의심했다…비행기 옆자리서 나에게 말 건 ‘생얼’ 女가수의 정체 - 매일경제
- 알몸으로 머리 말리고 있는데 남성 2명이…유명 온천서 봉변 30대女 - 매일경제
- 노부부, 중고상에 21만원에 판 나무가면 알고보니 60억 ‘희귀작품’ 뭐길래 - 매일경제
- 롱패딩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시린 발 감싸줄 ‘이것’ 뜬다 - 매일경제
- “연금액 10% 삭감합니다”…평생 N잡러 돼야 하나, 해법은 - 매일경제
- “사실상 공짜폰인데, 카메라 괜찮네”… ‘갓성비’ 갤S23 FE 써보니 - 매일경제
- “기가 막혀, 어이 없네”…신형 카니발 타보니, ‘하극상’ 4천만원대 아빠車 [카슐랭] - 매일경
- 멀쩡한 산 깎아 태양광 설치하더니…한전 골병 들게 한 제도 바꾼다 - 매일경제
- “모든 차, 출고 중단하라”…1등 기업, 소비자 속이다 ‘날벼락’ - 매일경제
- 이보미 일본골프진흥협회 특별상 만장일치 선정 영예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