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쿨 코리아] 美선 대학도 혁신 스타트업 직접 투자 …'인재육성→창업' 선순환
무한 자율성 갖춘 美대학
기업·지역사회와 인재 키워
지원받기만 하는 대학 아닌
혁신기업 투자해 성과 공유
MIT, 전세계 기업 230곳 협력
스탠퍼드 '바이오X' 설립
공대·의대·이과대 통합연구
◆ 퓨처스쿨코리아 ◆
미국 보스턴 인근 케임브리지에 자리 잡은 바이오기업 인텍사이언스는 2021년부터 5년간 매년 4억~5억원의 연구비를 하버드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인텍사이언스는 조직검사를 통해 질병과 연관 관계가 있는 바이오마커(지표)를 10개 이상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완료하면 인텍사이언스와 하버드대는 지식재산권을 공동 소유한다.
정신영 인텍사이언스 대표는 "세계 최고 대학 하버드라고 해서 기업으로부터 연구비를 받기만 하는 게 아니다"며 "기술의 미래 잠재력을 평가해 산학협력이 필요하면 기업에 돈을 주고 공동 연구를 한다"고 말했다.
초강대국 미국을 떠받치는 것은 글로벌 대기업과 함께 인재의 산실인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이다. 이들 대학은 기업은 물론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결합해 최고의 시너지를 낸다. 특히 대학별 특성을 인정하는 자율성이 미국 고등교육의 핵심이다. 실제 미국 대학 교육은 연방정부의 '고등교육법'을 제외하면 주정부와 지자체 교육법에 근거해 대학마다 독자 규정이 충분한 자율성을 보장받고 있다.
실제 대학과 기업 간 산학합력의 경계는 없다. 보스턴이 위치한 매사추세츠주에는 하버드,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비롯해 52개 대학이 밀집해 있고 보잉, 구글, 화이자 같은 글로벌 기업은 물론 20여 개의 대형 병원이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벤처캐피털(VC)이 함께하며 첨단산업의 혁신과 트렌드를 주도한다.
대표적인 곳이 1948년 미국 최초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설립한 MIT다. MIT 산학협력 프로그램(ILP)은 전 세계 230개 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맞춤형 연구를 지원하는 중이다. 기업이 특정 분야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면 MIT ILP는 MIT 전 교수진 중에서 적임자를 찾아 연결해준다. 인공지능(AI) 분야 대표적인 산학협력 사례인 MIT-IBM 왓슨 AI랩도 보스턴에 자리 잡고 있다.
배제완 MIT ILP 국장은 "최근 새로운 산학협력의 트렌드로 스타트업과 기업들 간 협력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전기차 배터리 무선 충전기 시스템 역시 MIT ILP에서 탄생했다. 현대차가 MIT ILP를 통해 손잡은 미국 전기차 무선충전 선두 업체인 와이트리시티가 바로 MIT 출신들로 구성된 스타트업이다. MIT 출신이 창업한 기업만 2014년에 이미 3만여 개에 달했다. 당시 이들 기업의 매출은 1조9000억달러로 같은 기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1조5000억달러보다 많았다.
혁신의 산실인 실리콘밸리를 떠받치는 것도 스탠퍼드, UC버클리를 비롯한 대학들이다. 벤처 투자 분석 회사인 피치북이 2013년부터 10년간 15만명의 스타트업 창업자를 분석한 결과 스탠퍼드대는 1435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가 UC버클리로 1433명이다. 가히 '창업자'들의 대학이라고 할 만하다.
스탠퍼드대는 2011년 이미 액셀러레이터 스타트X를 설립했다. 스탠퍼드대 졸업생이나 스탠퍼드와 관련이 있는 이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결제 핀테크 스타트업 볼트, 바이오기업 코디악, 미국 1위 킥보드 스타트업 라임, 크리에이터 플랫폼 패트리온 같은 곳이 스타트X 출신으로 성공한 기업들이다. 스탠퍼드대 출신으로 성공한 기업가들은 다시 대학을 지원하고, 우수한 학생들이 다시 창업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실리콘밸리의 '성공 방정식'으로 자리 잡았다.
실리콘밸리 대학 교육의 강점은 학제 간 통합과 융합이다. 1998년 설립된 바이오X가 대표적이다. 종합적인 생명공학 연구를 위해 바이오X 건물을 중심으로 공대, 의대, 이과대를 배치했을 정도다. 공과대학과 인문대학이 수시로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만든 HAI(인간 중심 AI)라는 조직도 있다. 학제를 넘나드는 연구에는 학교 차원에서 별도의 연구기금을 통해 지원함으로써 융합 교육을 촉진한다.
챗GPT 연구로 유명한 박준성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박사는 "실리콘밸리 기업인 오픈AI를 통해 스탠퍼드가 거대언어모델 연구의 중심이 된 것처럼 기업과의 접점이 다른 대학과 격차를 벌린 이유"라고 설명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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