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정부만 모르는 술값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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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명동에서 아직 소주 1병 가격이 5000원인 식당에서 운 좋게 저녁을 하게 됐다.
내년 1월부터 소주 가격을 6000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국세청이 내년 1월 1일부터 소주 출고 가격이 10.6% 떨어진다고 발표한 다음 날이었다.
"주세가 떨어지는데 가격을 올려요?"라고 항변했지만 식당 사장님은 단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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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명동에서 아직 소주 1병 가격이 5000원인 식당에서 운 좋게 저녁을 하게 됐다. 식당 관계자는 "주위에서 다들 6000원으로 올렸는데 우리는 아직 유지하고 있어 '혜자 식당'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착한 식당을 만나 술맛이 나려는 찰나에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가 돌아왔다. 내년 1월부터 소주 가격을 6000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국세청이 내년 1월 1일부터 소주 출고 가격이 10.6% 떨어진다고 발표한 다음 날이었다. "주세가 떨어지는데 가격을 올려요?"라고 항변했지만 식당 사장님은 단호했다. 오히려 "기자 양반이 현실감이 없네. 요즘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데…"라며 나무랐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술값을 낮추겠다고 주세를 건드렸지만 술값은 요지부동인 모양새다. 하도 오랜만에 주세를 고쳐서일까. 아니면 시장 상인과 소통하지 않는 탁상공론 때문일까. 국세청은 내년부터 국산 위스키인 '골든블루 사피루스'의 출고가가 11.6% 인하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골든블루에서는 "국세청 발표는 국내 생산 위스키에 기준판매비율이 적용된다는 일반론일 뿐"이라면서 "현재 사피루스는 국내 생산분이 없어 내년 가격 인하 요인이 없다"고 해명했다.
골든블루는 국내 업체이지만 면세품인 군납, 수출품을 제외하고는 전량 해외에서 병입돼 들어오기 때문에 국내 생산 제품에만 적용되는 기준판매비율이 의미가 없다. 작년에 코로나19로 물류가 원활하지 않자 수급 문제로 국내 생산분이 조금 있긴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국내보다 해외 생산 이점이 더 많은 상황에서 골든블루가 올해부터 갑작스럽게 국내 생산을 택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참고로 해외 병입 제품인 윈저, 임페리얼, 스카치블루 등도 이번 기준판매비율 도입과 상관없는 제품이다. 만약 이번 결정으로 위스키를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만들겠다는 업체가 나선다면 국세청이나 기획재정부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온몸을 던진 숭고한 희생을 기념해 표창이라도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안병준 컨슈머마켓부 anbuju@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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