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5000㎞ 훑는다…서울 '싱크홀 대수색'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3. 12. 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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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싱크홀 발생 늘어나자
市, 지반침하 예방대책 가동
첫날 차량형 레이더 장비로
시청~을지로입구 지하 탐사
"10년간 6394곳 발견해 조치
정밀 조사로 안전 확보할 것"

지난 8일 서울 청담역 인근에 싱크홀(Sink Hole)이 발생해 지나가던 제네시스 승용차 한 대의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승용차의 바퀴를 싱크홀에서 꺼내고 운전자를 구해냈지만 아찔한 사고였다.

시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년 동안 서울 전역 1만8280㎞에 대한 지하 속 빈 공간인 공동(空洞)을 전수조사했고, 6394곳을 발견해 복구했다. 최근 서울시가 발견해 점검한 싱크홀은 2020년 672곳, 2021년 490곳, 2022년 361곳으로 감소 추세였으나 올해는 841곳으로 다시 늘어났다.

그러나 발견되지 못한 싱크홀은 여전히 시민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서울시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2015년 33건에서 2016년 57건으로 급증한 뒤 2017년 23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2018년 17건, 2019년 13건, 2020년 15건, 2021년 11건, 2022년 20건, 2023(현재 기준) 21건으로 매년 10건 이상 발생했다.

이처럼 싱크홀은 예기치 못하게 등장해 시민 안전에 치명적이다. 싱크홀 사고가 계속 발생하며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서울시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20일 밝혔다. 매년 5000㎞ 구간을 특별 점검해 지하 공동, 이른바 싱크홀(지반 침하)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피해 최소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싱크홀은 빗물 유입으로 인한 토사 유실, 노후 상하수도관 파손으로 인한 지반 약화 등 여러 이유로 발생한다. 서울시는 "최근 강남구 언주역, 청담역 등에 크고 작은 땅꺼짐이 발생한 것에 따른 조치"라며 "땅꺼짐 발생을 최소화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을지로입구까지 이어지는 세종대로 등에 대한 공동 탐사를 진행했다. 이날 탐사에는 서울시가 보유한 차량형 GPR(지표투과레이더) 등이 동원됐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년 동안 서울 전역 1만8280㎞에 대한 '지하 공동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서울시는 "6394개의 공동을 발견해 복구했다"며 "지난해까지 시 도로 전 구간에 대한 전수조사를 두 차례 완료했고 올해부터는 3차 전수조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 공동 조사가 이뤄진 서울시 총 도로 길이는 2014년 61㎞에서 올해 3631㎞로 60배가량 늘었다. 조사 구간 1㎞당 발견된 싱크홀은 이 기간 동안 0.61개에서 0.23개로 감소했다. 시 관계자는 "2016년 최대 57건 발생했던 땅꺼짐은 적극적인 예방 활동을 통해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는 22건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해빙기와 우기를 전후한 지하 공동 특별점검을 통해 조사 구간을 매년 5000㎞로 현재보다 10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시는 다양한 지하안전부서가 관련 업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지하 안전관리 시스템을 올해 도입했다. 내년에는 위험 지역을 보다 면밀히 관찰할 수 있도록 '지반 침하 위험 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굴착공사장의 안전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굴착공사장의 지하 안전평가 이행 여부를 올해부터 전수점검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지하 10m 이상 굴착공사장에 대해 지하 안전평가 이행 여부를 10곳에 한해 표본점검하는 데 그쳐 왔다. 전담 인력과 장비도 두 배가량 늘어난다.

하지만 근본적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싱크홀 현상은 지하수의 흐름이 바뀌어 유실이 생기거나 공사 중 상하수도관 손상에 따른 누수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우석대 공하성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싱크홀은 상하수도관 누수로 젖은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지하에 빈 공간이 생기는 게 주요 원인"이라며 "상하수도관 내구 연한 등을 기준으로 정해 사전적으로 교체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석환 기자 /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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