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윤관석 돈봉투 살포 후 송영길에 보고 정황 포착
宋 사전인지 정황… 수사 가속
檢 ‘윤관석, 宋에 보고’ 포착
금품 교부 순간 존재 여부는 몰라
檢, 최장 20일 구속 거쳐 기소 방침
宋 불응에 서울구치소서 조사 무산
이성만 등 수수자 20명 수사 병행
윤관석 태도변화 가능성도 주목
宋 측 “간접사실로 혐의 주장” 반박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송영길(사진) 전 대표(구속)가 돈봉투를 받은 현역 국회의원들의 반응을 보고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정황은 선거 캠프 관계자들이 자금을 수수하고 살포하는 과정을 송 전 대표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 측은 캠프 관계자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살포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윤 의원이 돈봉투 살포 후 송 전 대표에게 돈봉투를 받은 의원들의 반응을 보고한 정황을 근거로 송 전 대표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돈봉투가 국회의원들에게 전달된 2021년 4월28일 국회 외통위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의원 모임’에 송 전 대표가 참석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가 당일 그 자리에 참석한 만큼 이날 이뤄진 돈봉투 살포 사실도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다만 윤 의원이 돈봉투를 다른 국회의원들에게 교부하는 순간에도 송 전 대표가 같은 자리에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라고 검찰이 의심하는 또 다른 이유는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의 ‘최대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씨, 윤 의원 등 선거 캠프 관계자가 당대표 경선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돈봉투를 살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전국대의원∙권리당원 등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 반영률은 ‘여론조사’ 결과 반영률에 비해 5배 이상 높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전국대의원에 속할 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지역위원장의 지위도 겸하고 있어 권한이 막강하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소속 대의원들에게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의원 등 전국대의원들은 이 지침을 따르는 관행이 있었기 때문에 지역구 국회의원 매수가 선거의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최장 구속 기간인 20일간 송 전 대표를 조사해 재판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오후 송 전 대표를 서울구치소에서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송 전 대표가 불응해 무산됐다. 대신 송 전 대표는 변호인을 통해 “어느 곳에 있든지 검찰에 굴복하지 않고 싸워 나갈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검찰은 21일 소환 조사를 받을 것을 다시 통보했다.
법조계에서는 송 전 대표 구속을 기점으로 이번 사건 핵심 관련자들의 태도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윤 의원은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제공한 건 모임에 참석하고 지원해 준 데 대한 감사 표시였다”면서 송 전 대표 관련성에 대해선 묵비권을 행사해왔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가 더 나아가기 위해선 윤 의원의 관련 진술이 필요하다”면서 “검찰이 윤 의원의 태도 변화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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