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 공장 14만원 헐값 매각, 기업 흔드는 지정학적 위험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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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2010년 준공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1만루블(약 14만5000원)에 현지 업체에 매각됐다.
러시아 당국의 열렬한 구애를 받아 어렵게 공장을 세운 현대차로선 뒤통수를 세게 맞은 셈이다.
이번 건은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진출을 망설이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러시아와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는 자의적 법 집행과 불투명한 행정으로 기업 투자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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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2010년 준공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1만루블(약 14만5000원)에 현지 업체에 매각됐다. 4100억원에 달하는 장부상 가치를 가진 현대차의 헐값 판매는 충격적이다. 2년 내 '바이백(재구매)' 옵션을 넣어 종전 후 되살 수 있다지만 매입가는 그 무렵 시세 기준이다. 러시아 당국의 열렬한 구애를 받아 어렵게 공장을 세운 현대차로선 뒤통수를 세게 맞은 셈이다.
이번 건은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진출을 망설이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현대차 측은 "전쟁 직후 공장 가동이 멈춰 손실이 누적돼왔는데 그나마 팔고 나가는 게 다행"이라고 할 정도다. 특히 지난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한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러시아는 준비돼 있다"고 한 발언을 감안하면 더 어이가 없다. 전쟁을 틈타 해외 기업 자산을 헐값에 차지하는 게 양국 우호에 준비된 태도인지 묻고 싶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러시아 공장도 2년째 멈춰 있다. 이로 인해 중국산이 러시아 가전과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 사정도 좋지 않다. 현대차는 2021년 베이징 공장 3곳 중 1곳을 매각했고, 최근엔 충칭 공장을 매물로 내놨다. 현대차 판매 부진은 차량 강판을 공급하는 철강사에도 파급됐다. 지난해 동국제강이 중국에서 철수했고 현대제철은 베이징과 충칭법인 매각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다롄의 인텔 낸드사업부(솔리다임)를 인수했지만 최근 미·중 갈등으로 사업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미국 보조금 수령 기업들은 10년간 중국에서 5% 이상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는 자의적 법 집행과 불투명한 행정으로 기업 투자가 어렵다. 주변국과의 갈등 및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도 크다. 2017~2018년 사드 보복으로 인한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중국 철수가 대표적이다. 최근 강대국들이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현지 진출 기업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날로 커지는 지정학적 위험을 관리할 능력이 있어야 세계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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