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세 다리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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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자는 올해 마지막 가맹점주 미팅을 진행했다.
필자의 회사에는 '세 다리 의자' 철학이라는 것이 있다.
가맹점주와 협력업체, 본사가 각각 하나의 다리로서 이 세 개의 다리가 균형을 잘 맞춰야 흔들리지 않는 의자가 된다는 어찌 보면 단순한 원리다.
필자의 회사가 아무리 세 다리 의자 철학을 강조하더라도 바깥에서 비바람이 세차게 불면 세 개의 다리가 삐걱대는 날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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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자는 올해 마지막 가맹점주 미팅을 진행했다. 분기마다 가맹점주분들을 모시고 회사 현황과 다음 분기 계획을 공유하면서 사업과 관련된 이러저러한 고충도 듣는 자리다. 경영자로서 좋은 말보다는 아픈 말을 듣는 경우가 더 많아 늘 긴장감을 갖는다. 그런데 이번 미팅 후 한 가맹점주분이 이런 말을 하고 떠나셨다. "애써줘서 고맙다."
필자의 회사가 35년 전 한국에 처음 발을 내디딜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함께하고 있는 협력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50주년, 100주년까지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국내 식품 법규보다 까다로운 것은 물론이고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규정이 아예 없는 항목도 있었는데, 가이드라인과 관련 정보를 제공받으며 조율했기에 오늘날 환경, 위생, 근로여건 등에서 글로벌 수준의 회사가 됐다"고 술회한다. 이 업체는 필자의 회사와 함께 메뉴 개발에 힘쓴 결과, 우리 브랜드 해외 시장에도 많은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필자의 회사에는 '세 다리 의자' 철학이라는 것이 있다. 가맹점주와 협력업체, 본사가 각각 하나의 다리로서 이 세 개의 다리가 균형을 잘 맞춰야 흔들리지 않는 의자가 된다는 어찌 보면 단순한 원리다. "협력업체가 1달러를 벌고 가맹점이 1달러를 번 다음, 본사가 1달러를 벌겠다"는 회사 창립자의 말은 이러한 철학에 대한 굳은 의지의 표현이다.
세 다리 의자 철학은 본사의 의지만으로는 실현되기 어렵다. 나머지 두 개의 다리 또한 이 철학에 공감하며 함께 성장해 가고 있다. 공통의 목적과 가치를 바탕으로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한 예로 친환경 경영 실천을 위해 필자의 회사와 협력사는 손을 맞잡았다. 필자의 회사 매장에서 나온 커피박을 재활용해 소의 사료로 만들고 이를 협력사 농장의 소들이 먹는다. 그리고 이 소에서 짜낸 우유가 다시 우리 매장에 공급되는 선순환 체계가 회사와 회사 간 담장을 넘어 마련됐다.
가맹점주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성장해야만 본사 또한 성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본사는 무엇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항상 고민하고 있으며 가맹점주 또한 더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데 기여할 방법을 늘 생각한다. 흔히 '갑을' 관계로 묘사되는 국내 대다수 가맹사업 모델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봄 27년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주 한 분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는데, 당시 그는 "책임감을 가지고 조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필자의 회사가 아무리 세 다리 의자 철학을 강조하더라도 바깥에서 비바람이 세차게 불면 세 개의 다리가 삐걱대는 날이 있기도 하다. 어느 관계에서든 햇볕이 쨍쨍한 날만 있을 리 만무하다. 그렇지만 세 개의 다리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보조를 맞추고 있음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할 수 있다. 국어사전은 '상생(相生)'을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살아 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세 개의 다리가 서로 북돋우며 이 사회의 책임 있는 기업이자 좋은 이웃으로 더 성장해 가기를 그려본다.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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