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랠리는 남일" 국내 주식형ETF '꽁꽁'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3. 12. 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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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연일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단기적으로 수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은 것과 올해 들어 채권형 ETF가 지속적인 인기를 끌면서 자금이 채권에 몰린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선 채권에서 주식으로 돈이 옮겨가고 있는 데 비해 국내에서는 여전히 채권형 ETF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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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새 1조…자금유출 가팔라
대형주만 1조7천억 빠져나가
증시 반등하자 수익실현 한듯
'금리 호재' 美 주식형 ETF엔
523억달러 유입돼 '대조적'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연일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최근 주식형 ETF에 대한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주식형 ETF의 자금 이탈이 도드라진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단기적으로 수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은 것과 올해 들어 채권형 ETF가 지속적인 인기를 끌면서 자금이 채권에 몰린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은 지난 일주일간 1조171억원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일주일간 자금 유출이 급격해지면서 연초부터 이달 19일까지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 순유입도 37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8일 3780억원, 19일 1273억원이 순유출된 걸 감안하면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이번주 내로 올해 ETF 설정액 순유입은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개별 ETF를 비교해봐도 자금 유출 순위표 상단에 주식형 ETF가 위치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주(12월 11~15일) 국내 ETF 중 자금 유출 규모 순위 1위는 5980억원이 빠져나간 TIGER 200으로 나타났다. KODEX 200도 4262억원이 빠져나가며 순유출 2위에 올랐다. 두 ETF 모두 코스피200을 추종한다.

이어 순유출 3위는 KODEX Fn Top10동일가중으로, 이 ETF는 국내 시장에 상장된 주식 중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에 10%씩 투자한다. 6위는 KOSEF 200, 8위는 KODEX 삼성그룹밸류 등으로 순유출 상위 10개 가운데 절반이 국내 주식형 ETF였다.

이는 연말 '산타랠리'를 기대하며 자금 유입이 확대된 미국 ETF시장과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 ETF에는 지난주에만 523억달러가 유입됐다. 업종별 ETF로 보면 대형주에 231억달러, 소형주에 30억달러, 대형 가치주에 30억달러 등이 순유입됐다.

반면 국내 ETF시장에서는 지난 일주일 동안 대형주에서만 1조7088억원이 빠졌다. 반면 채권과 채권인버스 ETF는 748억원 늘었다. 미국 시장에선 채권에서 주식으로 돈이 옮겨가고 있는 데 비해 국내에서는 여전히 채권형 ETF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국내 주식시장 반등에 따른 수익 실현과 채권형 ETF 쏠림 현상이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은 "올해 ETF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는데, 채권형 ETF의 성장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면서 "당분간 이 같은 기조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이 장기적 관점에서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테마형 ETF 위주로 단기적으로 수급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레버리지와 인버스 등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ETF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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