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못미친 VR·AR … 美 매출 올 40% 급감

기계 연동 앱 부족 영향 커
내년 애플 '비전프로' 주목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전체 하드웨어 시장의 판매는 4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CNBC는 리서치 기업 서캐나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25일 기준 미국 내 VR 헤드셋과 AR 안경의 매출이 6억6400만달러(약 8700억원)로 1년 전 대비 40% 급감했다고 밝혔다. AR 및 VR 기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11억달러를 기록했던 2022년보다 훨씬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벤 아널드 서캐나 애널리스트는 "사용자가 흥미를 가질 만한 새로운 독립형 VR 헤드셋이 부족하고 주류 소비자에게 폭넓게 어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앱이 부족했기 때문에 시장이 힘든 한 해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바이트댄스가 인수한 VR 기기 업체 피코는 최근 신제품 출시 계획을 포기하고 애플의 비전프로와 같은 고성능 제품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올해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VR 기기 메타 퀘스트3는 전작인 퀘스트2보다 200달러나 비싼 5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다행히 출시 이후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서캐나 자료에 따르면 올 10~11월 8주 동안 미국 내 VR 헤드셋 판매 금액은 2억7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억9100만달러) 대비 42% 증가했다. 이는 퀘스트3의 신제품 효과다.

시장은 내년 애플의 혼합현실(MR) 기기인 비전프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약 3500달러에 달하는 비전프로는 얼리어답터와 기업이 잠재 고객이다. 애플은 올해 비전프로를 공개했지만 아직 정식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이르면 내년 1월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테크 분석 기관인 IDC의 라몬 라마스 리서치디렉터는 "내년 애플의 진입은 아직 작은 확장현실(XR) 시장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가 XR 기기 스마트 제품군을 개발 중이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