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처럼 배 12척만 남은 당”...與원로들 ‘한동훈 비대위’ 지지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이 20일 당 지도부와 오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에 선임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당 원로들 다수가 “당이 위급한 상황에서 한 장관을 아낄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당은 조만간 ‘한동훈 비대위원장’ 선임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신영균 상임고문단 명예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오랜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상임고문들이 좋은 자문을 해서 우리 당이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 명예회장을 비롯해 권철현·김동욱·김용갑·김종하·나오연·목요상·문희·신경식·유준상·유흥수·이윤성·최병국·황우여 고문 등이 참석했다. 당에선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이만희 사무총장 등이 자리했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회의 주제는 ‘한동훈 활용법’이었다. 다수 고문은 “당이 정말 위기다.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워 위기를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유흥수 전 의원은 “’당이 지금 이순신 장군 상황처럼 배가 열두 척만 남은 상황인데 한 장관을 아낄 게 뭐 있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최병국 전 의원은 “검사 출신 정치인을 또 내세우는 데 대한 좋지 않은 시각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 장관이 충분히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우여 전 대표는 “고문들은 한 장관이 당에서 어떤 역할이든 잘해낼 것이란 기대가 크다”며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된 이후 상처를 입지 않게 당에서 그를 도울 사람을 적절히 배치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일부 고문들은 “한 장관을 더 아껴서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맡겨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유준상 전 의원은 “한 장관은 훌륭한 국민의힘 자산”이라며 “초기에 이렇게 (정치에) 등판을 하면, 상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윤재옥 권한대행은 회의를 마친 뒤 “(비대위원장 관련) 의견 수렴 과정은 사실상 마무리할까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당은 이번 주 중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국민의힘은 차라리 검찰당으로 이름을 바꾸라”고 했다. 정성호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법무부 장관이 정치 행위만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