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 결장' 손흥민·살라흐에 EPL 울상... 아시안컵-AFCON에 '박싱데이'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이 내년 1월 아시안컵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손흥민(토트넘)과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 미토마 카오루(브라이튼) 등 EPL 주요 공격수들이 대거 국가대표팀에 차출되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대륙 대회 소집은 의무 차출이지만, 가뜩이나 '부상 병동'으로 전락한 팀들이 넘쳐나 주전들의 공백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달 말 이른바 '박싱데이(boxing day)'까지 겹쳐 구단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20일(한국시간) 현재 EPL 5위권 내에 있는 토트넘(5위·승점 33)과 리버풀(2위·승점 38)은 각각 팀의 핵심 전력인 손흥민과 살라흐를 국가대표팀에 내줘야 한다. 손흥민은 1월 12일~2월 10일까지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서고, 살라흐(이집트)는 1월 13일~2월 11일까지 개최하는 아프리카축구연맹(CAF) AFCON에 참가한다. 팀 내 베테랑이자 EPL 득점 상위권에 오른 두 사람은 골 결정력뿐 아니라 어시스트 등 무르익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공백기가 길어질수록 팀엔 손해다.
특히 이달 말부터 내년 1월 초까지 한 주간 이어지는 EPL '박싱데이'도 구단들엔 압박으로 작용한다. EPL 반환점을 도는 박싱데이는 현재 상위권 팀들 간 승점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박싱데이 때 1위 팀이 리그 우승까지 넘보는 사례가 많았던 터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는 최근 "토트넘이 대한축구협회와 손흥민의 차출 시기를 합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아시안컵 소집은 대회 첫 경기 2주일 전부터 의무 차출이라 클럽과 합의할 필요가 없다. 손흥민은 내년 1월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이 예정됐기에 대표팀 일정대로 1월 2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소집 훈련 때 합류하면 된다. 하지만 부상자가 속출한 토트넘은 내년 1월 6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번리전과 15일 정규리그 맨유전까지 손흥민을 잡아두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중원의 핵심으로 떠오른 파페 사르(세네갈), 이브 비수마(말리)까지 AFCON 참가로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셋은 6주가량 토트넘 경기에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에 "토트넘 측에서 공식적으로 손흥민 차출 관련해 요청이 온 것은 없다. FIFA 규정상 아시안컵은 의무 차출이기 때문에 원칙대로 선수들을 차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오는 31일 본머스전을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정상적으로 합류한다면 내년 1월 6일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카타르에 입성해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울버햄프턴(13위·승점 19)도 황희찬의 아시안컵 출전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아울러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 라얀 아이트-누리(알제리)도 AFCON에 출전한다. 박싱데이는 물론이고 브라이튼전(1월 2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2월 2일), 첼시전(2월 4일) 등 굵직한 경기들을 그르칠 수 있다.
리그 선두인 아스널(승점 39)을 비롯해 맨유(7위·승점 28), 웨스트햄(8위·승점 27)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아스널의 경우 아시안컵에 차출되는 도미야스 다케히로(일본)와 AFCON에 출전하는 토마스 파티(가나) 등 공백이 예정돼 있고, 맨유는 골키퍼 앙드레 오나나(카메룬) 등 4명이 빠질 전망이다. 웨스트햄도 무함마드 쿠두스(가나) 등 4명의 전력 손실이 예상된다.
반면 타 구단들의 선수 차출에 반색하는 팀들도 있다. 맨체스터 시티(4위·승점 34)와 뉴캐슬(6위·승점 29)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적의 선수가 없어 의무 차출 스트레스가 전무하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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