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뜨지만···중도 부동층 45% 포용이 당면 과제[서울경제·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

이진석 기자 2023. 12. 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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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갤럽 정기 여론조사]외연 확장 비상걸린 與
與지지층 韓 선호 타후보 압도불구
전체 응답자는 22%로 절반 수준
수도권도 2위와 격차 한자릿수로
수직적 당정관계 해소 등 숙제로
공관위·김건희 특검법 첫 시험대
한동훈 법무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당 대표 공백 사태에 빠진 국민의힘의 지지층에서 ‘새 사령탑(비상대책위원장)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앉혀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여당 지지층 응답자의 43%가 한 장관을 선택했다. 이는 다른 후보들의 선호도를 모두 합친 수치(42%)보다 높다. 다만 1위 주자인 한 장관조차 여당 지지층에서 과반의 선호도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 사령탑을 맡을 경우 자신을 선호하지 않았던 여당 지지층을 끌어안아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중도 성향의 부동층에서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가 위기의 여당을 구하는 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18~19일 조사한 4차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여론이 확인됐다. 전국 18세 이상 남녀 응답자 1008명에게 비상대책위원장 선호도를 물어본 결과다. 응답자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인원은 345명으로, 이들은 비대위원장 선호도 조사에서 1위로 한 장관(43%)을, 2위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23%)을 꼽았다. 원 장관을 포함해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6%), 나경원 전 의원(6%),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4%)과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안대희 전 대법관(각각 1%) 등 나머지 후보군의 지지도를 모두 합쳐도 한 장관에게 미치지 못했다. 다만 비대위원장으로 선호하는 인물이 ‘없다(11%)’거나 ‘모름·무응답(3%)’으로 분류된 답변이 14%에 이른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응답자를 정치 성향별로 나눠 분류해도 한 장관에 대한 보수층 응답자의 선호도는 32%로 1위였다. 이 경우 원 장관은 23%, 인 전 위원장은 8%, 나 전 의원은 5%, 김 위원장은 4%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 밖의 다른 인물들은 모두 합쳐도 3%에 불과했다. 해당 분류에서는 선호 인물이 ‘없다(22%)’거나 ‘모름·무응답(4%)’의 답변 비율이 26%로 높아 한 장관이 지휘봉을 쥘 경우 이 같은 부동층을 잡는 것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층에서도 한 장관을 지지하는 여론(41%)이 우세했다. 현 정부의 성공을 위해 윤 대통령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한 장관이 여당을 이끌 적임자라는 인식이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여권의 대선 주자 1위로 꼽히는 한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서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동훈 비대위’를 놓고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대세론이 형성됐지만 여전히 당 지지층에서 절반이 넘는 비율은 이견을 보이거나 부동층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따라서 비대위 출범 후 지지층 결집의 동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탕평책을 어떻게 펼 것인지에 대해 면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한 장관이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하다는 의견은 전체 설문 응답자의 22%에 그쳤다는 점은 향후 한 장관이 풀어야 할 숙제다.

무엇보다 정치 성향별 응답률 측면에서 중도층 응답자 중 총 45%가 비대위원장으로서 ‘선호하는 인물이 없다(39%)’거나 ‘모름·무응답(6%)’으로 반응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해당 중도층 응답자 가운데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선호한다는 응답(21%)보다 두 배 이상의 수치다. 발상을 전환해 보면 중도층 내에서도 아직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한 이들 부동층은 앞으로 한 장관 및 여권이 어떤 행보와 정책 메시지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지층으로 껴안을 수 있는 미개척지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전임 지도부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도 성향의 부동층을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결국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나설 경우 첫 시험대는 ‘용산의 입김에서 벗어난 공관위원회 구성’과 28일 본회의 통과가 점쳐지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문제에 대한 대응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김건희 방탄’이라고 (프레임을 씌우는) 야당의 공세가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 같은 야권의 프레임에 빠져들지 않도록 특검법을 비롯한 주요 정국 쟁점에 대해 한 장관이 대통령실과 긴밀히 조율하면서도 민심을 반영하는 섬세한 정치력을 보여야 중도층의 신뢰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4차 여론조사는 이달 18~19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 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8.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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