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불황 타개책"…다시 재건축 수주 경쟁

유오상 2023. 12. 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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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서울 강남과 경기 주요 지역, 부산 등에서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DL건설 등도 신반포 수주전에 나서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되살아나며 한동안 사라졌던 건설사의 파격적인 조건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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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정비사업 수주戰
롯데, 신반포12차 설계 현장답사
삼성·대우·DL 등과 정면승부
부산·안산 등서도 경쟁 치열
수의계약 많았던 상황서 급변
"당장 어려워도 안정적 먹거리"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서울 강남과 경기 주요 지역, 부산 등에서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동안 경쟁 대신 수의계약 형태로 수주하던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개발이익 지급 등 파격 조건을 내세우는 건설사도 등장하고 있다. 정비사업을 수주해야 향후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수도권 부산 이어 서울도 수주 경쟁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을 앞둔 서울 서초구 신반포12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르엘(LE-EL)’ 적용과 세계적 건축디자인회사 저디(JERDE)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존 폴린 저디 수석디자이너 겸 부사장이 지난 6일 단지를 찾아 설계안을 위해 현장 답사를 하기도 했다.

신반포12차는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는다. 최고 35층, 432가구 규모로 지어질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일찌감치 수주 의지를 강조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계획이다. 신반포 일대에 16차와 27차 등이 모두 수주전을 앞두고 있어 향후 수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DL건설 등도 신반포 수주전에 나서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경기 안산에선 주공6단지 수주를 두고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이 격돌한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맞붙었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도 다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수주전이 펼쳐지는 사업장은 더 늘어난다.

부산 촉진2-1구역에선 69층 높이 재개발 사업을 두고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맞붙는다. 부산진구 범전동 일원에 주상복합 1902가구와 오피스텔 99실을 짓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13일 조합에 입찰 보증금 400억원을 내며 수주전에 불을 지폈다. 포스코이앤씨도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앞세우고 3.3㎡당 공사비 890만원을 제안했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3.3㎡당 970만원)보다 8% 저렴한 가격이다.

 ○불경기 속 새 수익모델 확보 고심

건설업계는 지난해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을 마지막으로 대규모 수주 경쟁 대신 수의계약으로 돌아섰다. 고금리에 따른 금융 부담 증가와 공사비 인상으로 사업성이 크게 악화한 영향이다. 2021년 29조1760억원에 이어 지난해 40조3050억원까지 늘었던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올해(지난 17일 기준) 16조5400억원에 그쳤다. 건설사의 ‘옥석 가리기’가 심해져 영등포구 노량진 1구역과 성동구 응봉1 재건축 등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도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그러나 최근 금리 불확실성이 사실상 사라진 데다 표준계약서 작성 등 공사비 분쟁 소지가 줄어들며 믿을 건 정비사업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인허가를 거쳐 착공까지 최소 5년 이상 걸려 꾸준히 수주해야 한다”며 “공사비 산정 기준이 명확해지며 정비사업 자체 리스크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되살아나며 한동안 사라졌던 건설사의 파격적인 조건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안산주공6단지 수주전에 나선 포스코이앤씨는 가구당 7억2000만원의 개발이익 지급과 사업비 및 추가 이주비 전액 책임 조달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대우건설도 가구당 이주비 5억원 지급과 사업비 전체 조달, 대물변제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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